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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는 확실히 인간이 어찌할 없는 이성 밖의 세계다. 기후는 때론 인간에게 감당할 수 없는 풍요를 선사하지만 때론 재생할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안겨준다. 이 때문에 인간은 늘 기후를 연구하고 예측하려고 노력했지만 변화무쌍한 자연의 섭리를 통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는 인간에게 매일같이 ‘종말’을 경고한다. 산업화가 촉발한 온난화를 두고 인간은 “왜, 뜨거워지는가”라는 질문에서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기에 이르렀다.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해 ‘뜨거운 지구, 역사를 뒤흔들다(예지 냄)’를 지은 저자 브라이언 페이건 박사는 1천 년 전 지구를 점령한 ‘중세온난기’의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800년부터 1200년까지의 중세온난기는 인간이 기후 위기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를 말해주는 한편 장차 온난화와 더불어 긴 가뭄 닥칠 것임을 경고한다. 그리고 기후가 온난했던 시기의 침묵의 살인자는 바로 ‘가뭄’이었다고 지목한다. 인류학과 고고학을 연구한 저자가 뜨거워지는 지구를 바라보며 중세온난기를 들춘 이유다.
전 지구적인 시각에서 살펴보면 온난기는 건기를 연장했다. 당시 기온이 올라가면서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은 따뜻해졌다. 유럽의 만년설은 녹았고 산의 수목 한계선과 북해의 해수면이 상승했다. 경작지가 넓어지고 농작물의 피해는 줄었다. 이 시기 유럽은 동양을 뛰어넘는 문명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하지만 기온 상승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차코캐니언과 마야문명이 가뭄으로 멸망했고 중국에서 흉년과 기아로 수십만 명이 사람이 목숨을 잃어 집권 중이던 당나라는 무너졌다. 중세온난기는 중세가뭄기였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지구온난화’의 핵심은 기온 상승이 아니라 강우량이다. 저자는 “지금 우리 시대에는 극도의 건조함이 과거보다 훨씬 늘어난 세계 인구 대다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물 부족과 흉년에 적응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 가뭄이 전 지구적 온난화와 연관한 조용하고 은밀한 살인자라는 증거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영국 해들리 기후변화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1990년대에 전 지구적 가뭄이 25%나 감소해 인구를 크게 감소시켰다. 이 연구소가 분석한 온실가스 방출이 미래 건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현재 지표면의 3%에 불과한 극단적인 가뭄은 향후 30%로 증가하며 가뭄에 시달리는 인구는 현재의 7%에서 40%로 치솟는다. 가뭄을 겪는 토지는 현재의 20%에서 50%로 상승한다.
UN환경계획은 현재 물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를 29개국의 4억 5천만 명으로 추산했지만 2025년이 되면 무려 28억 명이 물이 없어 기갈에 시달릴 것이라고 밝혔다.
타 들어 가는 지구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간이 자연의 협력자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1천 년 전 온난기에도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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