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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비자금 의혹 제보자는 박주원" 보도에 정치권 발칵

등록 2017-12-08 16:34:21 | 수정 2017-12-08 17:33:19

국민의당, 공황 상태…안철수, "덮을 수 없는 일"

자료사진,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 (뉴시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이념과 정책을 이어가는 국민의당이 정치적 생명력을 위협할 심각한 폭로에 8일 직면했다. 2008년 주성영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에서 제기했다가 허위사실로 드러나 벌금 300만 원 형을 선고 받았던 'DJ비자금 의혹' 제보자가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덮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명한 해결 의지를 보였지만 당 안팎의 충격과 혼란을 수습하기는 역부족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째인 2008년 10월, DJ가 100억 원 규모 예금증서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당시 주 의원의 주장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극심한 정치적 갈등을 불러온 이 사건은 검찰 수사 결과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8일자 경향신문은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비자금 의혹을 주 의원에게 제보한 사람이 박주원 최고위원이라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이 대검찰청 정보기획관실 정보관으로 일하면서 얻은 CD사본과 모 은행 발행확인서를 주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DJ 쪽에서 주 의원을 고소했고, 2010년 8월 주 의원은 벌금 300만 원 형을 확정 받았다.

이 논란에 박 최고위원은 경향신문과 통화를 하며 "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가깝지 않고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들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이 사건으로 누구도 욕되게 하고 싶지 않다"며 사건의 의혹을 해명하지 않았다. 다만 한겨레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는 "DJ 비자금이라고 특정해 제보한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향신문 보도로 소위 '폭탄을 맞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는 "사안의 성격이 공소시효가 지난 이야기지만 덮어둘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사실관계를 분명히 따져 정치적 의도를 가진 음해인지 여부를 밝혀야 하고, 반대로 사실임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간략하게 밝혔다.

반면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당시 김대중평화센터는 비자금 가짜뉴스가 많아 검찰에 고발했다. 그때도 현 박주원 최고위원의 제보라는 풍문도 있었지만 당시 박 최고위원을 몰라 확인한 바는 없고 검찰 수사에 맡겼다"고 정리하며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격앙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검찰은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조사해 밝힐 것을 촉구한다. 검찰 내부에서 제보했다면 검찰의 국민적 신뢰를 위해서도 검찰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칼을 겨눴다.

DJ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같은 당 최경환 의원도 기자들의 손전화로 보낸 문자메시지 입장문에서 "오늘자 경향신문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박 최고위원은 어디서 그 정보를 제보받았고 어떤 의도로 주 의원에게 알려주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 불법정치공작에 가담한 경위를 밝히고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며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김현 대변인은 "박 최고위원은 검찰수사관으로 서울지검 특별수사부, 대검 중수부 등을 거쳐 2006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안산시장을 역임했고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 경기도당위원장으로 핵심적인 지위에서 활동한 분"이라며, "DJ의 철학·가치·노선을 계승한다는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정치공작에 가담한 일은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당시 주 의원에게 허위 제보하게 된 일체의 과정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국민 앞에 이실직고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의당 지도부는 박 최고위원에 응분의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