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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높은 美 대북 군사작전은 국지 정밀타격…김정은 암살은 최후 시나리오”

등록 2017-12-13 16:40:46 | 수정 2017-12-13 23:20:45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13일 ‘2018 정세전망’ 포럼서 밝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머셋팰리스서울에서 '2018 정세전망-한국 외교·안보·통일 핫이슈 20'을 주제로 한 9차 세종정책포럼이 열렸다. (뉴스한국)
북한이 지난달 29일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성공을 천명한 후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북한을 겨냥한 군사작전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현 단계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국지 정밀타격”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서울에서 연 ‘2018 정세전망-한국 외교·안보·통일 핫이슈 20’ 정책포럼에서 ‘미국은 대북 군사행동을 실행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군사 조치를 정책수단 가능성으로 검토하는 것과 군사 행동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분명 다른 개념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미국 내 강경 분위기를 고려해 실제 대북 군사작전을 이행한다면 현 단계에서 국지 정밀타격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F-22·F-35 등 첨단 공군력을 동원해 국지타격을 하거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동원해 핵시설을 정밀타격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1981년 이라크 오시라크 원전을 공중에서 폭격한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밀타격 외에 한·미 합동 특수전 부대가 직접 북한을 침투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암살하거나 체포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할 수 있지만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전면전으로 확전할 위험상이 커 최종적으로 고려할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만약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경우 3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일회성 정밀타격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실은 ICBM을 쏠 조짐이 있을 때 발사대를 타격하거나 발사체를 요격하는 것이다. 폭격 범위가 가장 적긴 하겠지만 문제는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를 주로 사용해 그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북한은 발사대를 터널에 숨기는 경우도 많다.

둘째는 북한이 핵·미사일 발사시설은 물론 사이버 공격을 시설까지 여러 곳을 병행타격하는 것이다. 여기에도 허점은 있다. 북한이 자생적으로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어 미국의 공격을 받더라도 신속하게 대체하거나 회복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게다가 북한 전역에 숨어 있는 전략자산을 모두 타격하기가 불가능한 만큼 북한이 보복할 수 있는 요소가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다. 만약 이 때문에 미국이 타격 범위를 넓이면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커진다.

셋째는 2003년 이라크전처럼 미국이 전면 공격을 주도하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이 경우 가장 큰 위협요인은 북한이 핵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격할 가능성”이라며, “북한 정권이 정권교체가 임박했다고 판단할 정도로 위기를 느낄 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망하는 상황일 경우 국가붕괴의 절박한 상황에서 군사력 균형을 타파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북한이 체재 존망이 위태롭다고 판단하면 핵은 물론 화학무기까지 동원해 수백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본부장은 “어느 경우이든 군사작전은 북한이 보복하거나 확전할 본질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북한의 장점은 본질적으로 체제 자체가 위험수용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북한이 제한적 공격을 당하더라도 적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비대칭적인 과도한 보복을 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기로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여론이다. 이 본부장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대북 선제공격에 미국인들의 26%만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지도가 현저히 낮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군사행동 개시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을 압박한다는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지만 대북 군사행동을 너무 자주 언급하면 ‘양치기소년’ 신드롬에 빠지는 역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한반도 군사충돌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대북 직접 군사행동의 위험성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하며 “군사행동은 모든 외교적·경제적 수단을 소진한 다음에 최후의 수단으로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하며 독자적 대북 군사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에 참석한 박상현 KIDA 선임연구원은 미국 내 여론 탓에 대북 선제공격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이 본부장의 설명을 반박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이라크 침공과 같은 예방전쟁을 한다면 상당한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겠지만 규모가 크더라도 제한적인 타격이라면 그렇게 높은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선제타격에 북한이 전면전으로 응수했을 때 동맹국인 한국이 피해를 볼 가능성을 미국이 고려하긴 하겠지만 만약 미국이 그 피해 규모를 감당할 수 있다면 군사작전을 시행할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 사이에) 대화 분위기가 있긴 하지만 대화가 제대로 안 된다면 군사적 옵션은 항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달 ‘미국 군사행동 결정’이란 제목의 정책브리핑을 쓴 박지광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가운데 25%만 지금 군사행동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지만 ‘모든 외교적 방법을 실패할 때 북한 공격’에 찬성하는 비율은 58%에 이른다”며, 현 시점에서 북한을 공격하는 게 쉽지 않고 외교에 힘을 쏟아야 하지만 외교에 실패했을 때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