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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서지현 검사 결단은 '미투운동' 알리는 역사적 서막"
등록 2018-01-30 12:45:57 | 수정 2018-01-30 16: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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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말하기 필요…여성들의 행동과 움직임에 연대할 것"
- 더불어민주당 여성 국회의원들이 30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피해 고백을 지지하며 존경의 뜻을 밝혔다. (뉴스한국)
3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여성 국회의원 9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여검사의 용기 있는 '#미투'를 응원한다. 더 많은 말하기를 위해 우리는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서 검사의 고백은 그동안 말하지 못해왔던 수많은 여성들에게 위로와 격려, 용기를 가져왔다"며 "서 검사의 용기 있는 결단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는 더 많은 말하기가 필요하며, 고백과 증언 그리고 폭로로 이어지는 여성들의 행동과 움직임에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의구현'을 내세우며 성범죄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검찰 조직이 성범죄 의혹을 덮고 피해자에게 인사 불이익을 남용했다는 사실이 참담하며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며, ▷검찰 내 성범죄 특별수사팀 구성 ▷성역 없는 수사 ▷피해자 보호를 촉구했다.
정의당 여성위원회도 검찰의 성폭력 적폐 청산을 촉구했다. 박인숙 여성위원회 위원장은 같은 날 정론관을 찾아 "큰 용기를 낸 서 검사에게 응원을 보낸다"며, 대검찰청이 철저한 조사로 관련자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 집단인 검찰에서 검사의 지위를 가진 여성조차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으며 범죄 사실은 권력 구조에 의해 은폐되고 그 안에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다"며, "이는 장소만 바꾼다면 뜻밖의 사건이 아닌 수많은 여성들이 체감하는 일상의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장 내 성범죄 노출→해당 피해 사실 알린 피해자에 대한 인사 불이익 조치→꽃뱀이라는 비난. 다분히 비상식적인 수순으로 보이나 현실에서 당연하게 벌어지는 대한민국 직장 내 성범죄 현주소"라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큰 용기를 낸 서 검사에게 응원을 보낸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시작으로 용기 있는 한 개인의 작은 물결이 큰 파도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박인숙(오른쪽) 정의당 여성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검사의 폭로를 지지하며 대검찰청이 철저한 조사로 관련자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뉴스한국)
서 검사는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2010년 10월에 있었던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혔다. 이어 그는 "10년 전 한 흑인 여성의 작은 외침이었던 '미투' 운동이 전 세상을 울리는 큰 경종이 되는 것을 보면서, '과거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는 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는 알베르 카뮈의 글을 읽으면서 아무리 제 존재가 너무나 작고 미미하더라도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스스로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내부로부터의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작은 발걸음이라도 된다면 하는 소망으로,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간절함으로 이렇게 힘겹게 글을 쓴다"고 말했다.
이 글을 통해 서 검사는 “서울북부지검에서 근무하던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