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지금?” “진심?” 북한 ‘완전한 비핵화’ 선언에 전문가들 ‘논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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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지금?” “진심?” 북한 ‘완전한 비핵화’ 선언에 전문가들 ‘논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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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04 08:31:36 | 수정 : 2018-05-04 09: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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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번스 리비어, “판문점 선언은 과거 실패 상기하게 한 모순적 문서…北 의지 회의적”
정동영, “회의론은 성공 밑거름이지만 의심에 침몰하면 안 돼”
3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코리아포럼 2018'의 두 번째 주제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 교수, 쉬웨이디 전 중국 국방대 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에번스 리비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선임연구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패트릭 크로닌 미국 신안보센터 아태 안보국 국장. (정동영 의원실 제공)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을 믿을 수 있을까.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정말 이행할까. 북한은 25년 동안 숱한 제재와 압박을 당하며 개발한 핵을 정말 포기할까. 왜 하필 이 시점에 김 위원장은 비핵화 카드를 내놨을까. 3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포럼 2018’에 국내외 북한 전문가들이 모여 조만간 열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회의론과 낙관론으로 공방하며 치열하게 토론했다.

“과거 북한의 빈말 포장한 것 아닐까”
한국일보와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이날 포럼은 토론 주제에 따라 세 개의 분야로 나뉘었다. 이 가운데 격론이 오간 순서는 두 번째 ‘비핵화와 평화체제’다. 주제 발표에 나선 에번스 리비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은 굉장히 놀라운 동시에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한다는 희망을 갖게 한 사건”이라면서도 회담의 결과와 비핵화 가능성에는 상당히 비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판문점 선언을 가리켜 “과거 실패를 상기하게 한 모순적 문서”·“재활용된 희망과 열망의 개요서”라고 평가했다. 이미 1972년 7.4 남북공성명, 1992년 2월 남북기본합의서, 1994년 10월 제네바 핵합의, 2005년 9.19 공동성명, 2007년 2.13 합의를 했지만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이산가족 상봉 약속은 증발했고 포와 어뢰가 비적대시 약속을 파괴했다”며 “그렇기에 (북한의 비핵화 선언에) 신중하고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북한이 지금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가지만 진심인지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가 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과거 북한의 빈말을 다시 포장한 것에 불과한지 질문해야 한다”며, “오랫동안 외교관 생활을 한 경험에 비추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회의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 가능성을 두고 낙관주의가 팽배하지만 북한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초하면서 체제 보장을 위해 시간과 힘을 들여 개발한 핵을 포기할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기독교라도 믿기 시작한 것인지, 정말 미국의 압박 정책에 굴복했는지, 시간 벌기인지 분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리비어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한 진정한 목표가 정말 비핵화인지, 한국과 미국을 이간해서 동맹을 약하게 만들려는 것인지, 핵동결을 하면서 일부 핵 능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려 하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하는 한편 “신뢰할 만한 비핵화 로드맵을 만든다 해도 어떻게 검증할까. 9.19 공동성명이 결렬한 이유는 평양이 사찰을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역사적인 미북 회담이 다가왔고 한 치도 앞을 볼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답보다는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협상 전술에 능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오판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 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 안보국 국장은 “북한이 냉전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며 “북한을 불신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진정 원하는 것은 비핵화보다 현금일 수 있다”며 “핵을 동결하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이해 관계자가 북한에 어떤 보상을 할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가 없으면 동북아 안보도 구축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을 ‘동북아의 이단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과 미국 적대 관계 해소하면 핵 문제도 풀려”
노무현 전 대통령 대북 특사 자격으로 김정일 전 위원장과 만났던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의심과 회의론은 성공의 밑거름이지만 거기에 침몰하면 안 된다”며 미국 워싱턴 발 회의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 의원은 “비핵화를 북한의 선의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한국과 미국이 주체적으로 한반도 냉전을 해체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전략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과 미국이 적의 관계를 해소하면 핵 문제도 풀린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합의에 나선 이유를 북한이 아니라 미국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과거 부시 정권 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와 트럼프 행정부의 CVID는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북한을 범죄자로 단정하고 항복을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CVID를 하면 이에 상응하는 CVI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를 거래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북한이 현금을 원한다’는 크로닌 국장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보다 꿈이 크다. 김 전 위원장은 쌀과 비료를 받았지만 김 위원장은 현금이 아니라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도 북한의 비핵화 의도를 ‘노림수’라고 의심하는 회의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북한은 핵 보유국이다. 역설적으로 핵을 보유했기 때문에 협상장에서 자기의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협상 도중 되돌아갈 수는 있어도 속이려고 나온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이 판문점 선언에 ‘완전한 핵폐기’를 담은 점과 반대급부 없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점을 미루어 핵 폐기는 북한의 진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노동신문과 중앙통신을 통해 비핵화를 주민에게까지 알리기 시작했다. 이는 엄청난 변화인데 아직도 미국 워싱턴이나 한국에서는 ‘진정성’을 의심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CVID 외에는 어떤 것도 비핵화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비핵화는 ‘과정’이고, CVID는 마지막 단계인데 거기까지 가는 것을 비핵화로 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역진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CVID로 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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