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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쏙 빼고 핵 실험장 폐기? 사진·홍보만 있는 은폐한 비핵화"

등록 2018-05-14 10:23:21 | 수정 2018-05-14 11:52:35

바른미래당, "문 대통령이 직통전화해 전문가 초청하게 해야"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35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했다. 오른쪽은 박주선 공동대표. (뉴시스)
북한이 이르면 2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할 때 국제기자단에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문가를 초청한다는 언급이 없어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앞서 지난달 29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핵 실험장 폐쇄를 5월 중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발언이었던 만큼 주목을 받았다.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북한이 핵 실험장 폐기 계획을 발표하며 전문가를 초청한다는 언급을 하지 않아 그 사이 입장을 바꾼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핵 실험장 폐기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발표에서는 한·미 핵 전문가, 국제기구의 전문가는 쏙 빠지고 기자들만 초청하겠다고 했다. 전문가 없이 기자들만 초청하겠다는 것은 핵 실험장 폐쇄에서 검증과 사찰은 없고 오직 사진과 홍보만 있다는 뜻"이라고 질타했다.

유 공동대표는 "과거 여섯 번의 풍계리 핵 실험을 할 때마다 우리 정부와 미국은 이 핵실험이 플루토늄탄인지 우라늄탄인지조차도 확인 못하고 공기를 채집해서 확인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확인 못하고 지나갔다"며, "백악관 관계자는 국제 전문가들에 의한 사찰과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핵 실험장 폐쇄가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의 기본 원칙이라고 했다. 이제부터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가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라도 이성과 상식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 공동대표는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가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면 환영한다"면서도 "이미 북한 스스로 말한 것과 같이 핵 무력이 완성돼 더 이상 핵 실험을 할 필요가 없고 핵 실험장이 쓸모없어져서 폐쇄하는 거라면 환영할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미 핵무기를 무기화했다고 공언한 북한이 과연 핵무기를 얼마나 만들었고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플루토늄·우라늄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폭파 직전과 직후에 검증이 필요하다"며,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에) 전문가를 배제하는 건 무기화가 된 핵무기를 은폐하기 위해서 다시 말하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은폐한 비핵화를 하기 위해서라는 오해가 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직통전화로 소탈하게 통화한다는데 통화를 해서 (북한이) 전문가를 초청하도록 (문 대통령이)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핵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핵 실험장을 확인하면 핵 물질 종류와 핵 무기 규모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1메가톤 핵무기까지 개발했고, 이 핵무기를 실험하기 위해 추가 갱도를 팠기 때문에 갱도를 전문가에게 공개하면 이 핵무기가 들통 날 수 있어서 전문가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관측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은 핵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검증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 과정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전문가가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전문가의 검증 없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의 데자뷰가 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하며, "청와대가 북한의 평화 공세에 취해 따져야 할 것마저 따지지 않고 무조건 박수치다가는 그간 '최대 압박' 등으로 국제사회로 나온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기회를 종국적으로 걷어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