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페이스 누른 게 위법인가"…"거기까지 들어간 게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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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페이스 누른 게 위법인가"…"거기까지 들어간 게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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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02 13:56:11 | 수정 : 2018-10-02 15: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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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서 심재철-김동연 정면 충돌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364회 국회(정기회) 8차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심재철 의원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문했다. (뉴시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부 비인가 정보 유출 의혹을 받는 가운데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면충돌했다. 기재부는 심 의원이 기재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이 관리하는 재정분석시스템 '디브레인'에 접속해 비인가 정보를 내려 받아 반복적으로 공개한다며 지난달 27일 정보통신망법·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고발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17일에는 심 의원실 보좌진 3명을 고발한 바 있다.

대정부질문 다섯 번째 질의자로 나선 심 의원은 "국민의 세금인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살피는 건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라며, "제 보좌진들은 해킹 등 불법을 쓰지 않고 100% 정상적으로 접속해서 자료를 열람했으며 아무런 불법도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본회의실 전광판에 직접 디브레인에 접속하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을 띄우고 "화면을 보라. 국회 컴퓨터에는 디브레인이 기본 사양으로 깔려 있다"며 "예산 배정 현황에 조건을 집어넣어 실행했지만 '조건을 다시 넣으라'는 문구가 떠 백스페이스를 누르니 폴더가 떴고 들어가 보니 재정집행 실정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렇게 입수한 문건을 토대로 "외국에서 호텔을 사용했지만 한방병원으로 기록된 이력 등이 있다"며 김 부총리에 시스템 보완을 요구했다. 그러자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이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계속 말하는데 카드사 입력 코드와 디브레인 코드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있다"며, "(심 의원이) 유출했다고 추정하는 자료를 감사원에 전수 감사 요청했으니 그 결과를 보고 말하라"고 맞섰다.

심 의원은 기재부의 재정 관리가 허술하다고 공격했지만 김 부총리는 "경고 문구가 떴음에도 불구하고 심 의원실에서 접근했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클릭 6번으로 접근 가능했고 '감사관실' 접근 경고문은 없었다"고 주장하자 김 부총리는 "괄호 안에 '감사관실용'이라고 떠 있다. 감사관실 외에는 볼 수 없다. 감사관실용이라고 표시했으면 들어가지 말아야지 또 들어간다고 해도 190회에 걸쳐 최대 100만 건 이상 다운로드한 건 분명 사법당국에서 위법성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이 "백스페이스를 누른 게 위법인가"라고 묻자 김 부총리는 "누를 수는 있지만 거기까지 들어간 게 잘못"이라고 잘라 말했다. 심 의원은 "비인가 표시가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김 부총리는 "감사관실용이라고 쓰여 있었다"며 주장을 반복했다. 심 의원이 "봐서는 안 될 자료인가"라고 묻자 김 부총리는 "그렇다"고 말했다.

심 의원이 "기자들 앞에서 합동으로 공개시연하자"고 제안하자 김 부총리는 "그런 경로로 들어가는 것은 콜럼버스 달걀 같은 것이다. 댤걀을 아무도 못 세우지만 일단 세우는 방법을 알면 누구나 세운다. 심 의원실이 발견한 경로와 의도는 모르지만 사법당국이 밝힐 것"이라며, "다시는 그런 방법으로 접근하지 않도록 막는 게 저희 도리"라고 맞받아쳤다.

심 의원은 재차 "뻥 뚫려 있었고 클릭만 하면 들어갈 수 있다"며 합법적인 방법으로 접근했다고 주장했지만 김 부총리는 부정한 방법에 불과하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은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을 안 것이다. 디브레인 내 '온랩'에 등재하는 자료는 250건이고 그 중 의원실에서는 91건만 접근할 수 있고 150여 건 즉 60%는 열람 권한이 없다"며, "의원님실 보좌관이 6년 동안 디브레인을 사용했고 과거 5년 동안 온랩에 접속한 게 20번인데 금년 7월부터 약 140회 접속했다"고 지적했다.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심재철 의원이 재정정보원 접속방법 시연 동영상을 공개했다. (뉴시스)
김 부총리의 강경한 입장에 비슷한 내용으로 반박을 반복하던 심 의원은 디브레인에서 내려 받은 자료를 토대로 정부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가 적법한지 문제 삼았다.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마지막 참배일인 지난해 11월 20일 심야시간대에 고급LP바를 사용했다거나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사고일인 같은 해 12월 3일 저녁시간대에 **맥주를 출입했다는 식으로 특정 시간대에 특정 상호명을 거론하며 적절성을 지적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심야나 주말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건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업무와 관련성을 소명하면 문제가 없다"며, "'이자카야' 또는 '펍'이라는 상호를 썼어도 업종은 일반 음식점이다. 일방적으로 상호나 특정 시기를 가지고 이야기하면 그건 한꺼풀만 본 것이고 업무의 내용을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했으니 그 결과를 보고 말하라"고 재차 당부하며, "국민이 오해하게 만드는 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질타했다.

심 의원이 "정부가 정보 관리를 실패했으면서도 '심재철이 무단으로 침입해 열람했다'고 누명을 씌우고 있다. 크게 반성하라"고 호통을 쳤지만 김 부총리는 "(정보 유출이-기자 주) 고의인지 계획인지는 조사하면 나오겠지만 결과적으로 문제가 나왔기에 보완을 당연히 하겠다"면서도 "누명 씌우려는 의도는 없었고 그런 취지도 아니다"고 말했다.

질의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심 의원은 다시 한 번 "장관이 제 방에 와서 프로그램 시연을 공개적으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김 부총리는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다. 비인가 영역에 들어가는 위법성이 있는 시도를 제가 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응수했다. 다만 그는 "다운 받은 자료는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심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에 근무할 직원이 정식 임용 전 하루 최대 15만 원의 자문 수당을 받은 게 문제라고 지적하며 "노무현 정부를 포함해 민간으로 들어가서 일을 하고 임용되기 전까지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무료로 자원봉사를 했는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기자 주) 그 사람들은 그것을 몰랐나"고 물었다.

김 부총리는 "그때랑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비서관이나 행정관으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내정은 되더라도 일정한 검증과 신원조회를 거친다. 그 기간이 보통 한두 달이다. 그 기간 동안 와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하루에 15만 원을 상한으로 했다고 들었는데 그 정당한 일에 대한 대가를 준 것을 조금 오해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이전에 비서진들은 무급 자원봉사를 했는데 이분들만 유독 돈을 받아간 것이다. 염치없는 일 아닌가"라고 재차 캐물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지금도 외부 분들과 회의를 하면 회의수당을 준다. 저희가 그분들 시간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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