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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재협상은 정치적인 문제…부족 채우면 완벽한 파트너"

등록 2017-11-07 10:04:30 | 수정 2017-11-07 21:02:25

美 경제학자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특별 강연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 ‘미국경제 현황과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및 한미FTA 개정’이란 주제의 특별 강연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뉴스한국)
미국에서 활동하는 저명한 경제학자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를 정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FTA 불공정성을 강조하며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비단 경제적 셈법만을 고려한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수석분석관·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낸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이 연 ‘미국경제 현황과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및 한미FTA 개정’이란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정치적인 사안들이 얽힌 부분이 있다"며, "경제적 규제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동의한다"고 말했다.

손 석좌교수는 “트럼프 대통령도 자유무역을 지지하면서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한국 수출은 지난 수 년 동안 정체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둔화해 미국의 소비재를 수입하지 않으면서, 한국으로 수출은 멈추고 한국에서 수입은 늘어 적자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가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자유무역에서 얻을 게 없다'며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입장을 두고 워싱턴 정가에서 상당히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으며 기업들 역시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손 석좌교수는 “지나치게 미국 내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가 오히려 수출업체에 해를 입히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자유무역은 인도·한국·중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빈곤을 줄이고 있다. 더 많은 나라가 국제 무역에 참여할수록 빈곤은 더욱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는 국가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부분만 해소한다면 완벽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한국과 교역에서 미국의 무역 적자가 커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만큼 한국이 미국에서 많은 재화를 수입해 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석좌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미국 내 자신의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발언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지금 한미FTA는 미국보다 한국에 이득이라 (한국이) 양보할 필요는 있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미국에서 수입을 늘릴 방안을 모색한다면 양국 관계 개선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손 석좌교수와 함께 강연한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역시 한미FTA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사이의 상업·무역 문제는 크지 않지만 정치적 문제가 크다. 정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통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쇼트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은 한미FTA가 위기 수준이지만 건설적인 해법을 모색해 투자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를 부정적으로 말하는 게 협상 지렛대라고 분석했다. 인위적으로 위기 국면을 조성해 한국의 양보를 얻으려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한미FTA 탈퇴 서한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이는 협상 도구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