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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기 소르망, "한국 사회 분열 심각한 수준…고용 정책 재설정 필요"

등록 2018-04-17 10:58:27 | 수정 2018-04-17 21:31:11

문명비평가로 유명한 파리정치대학 교수 출신 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 전 파리대학교 정치학연구소 교수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청중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뉴스한국)
세계적 지성으로 꼽히는 프랑스 문명 비평가 기 소르망 전 파리대학교 정치학연구소 교수가 한국 사회의 분열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문재인 정부의 고용 정책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한반도 통일은 어렵고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소르망 전 교수는 17일 오전 세계경제연구원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시진핑 체제하의 중국과 세계 질서'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한국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변화의 시작 단계인데 아직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라면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갇히지지 않았을 것이고, 사회 분열도 없을 것이고, 언론도 좀 더 다양할 것이고 야당도 존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르망 전 교수는 한국이 사회·경제 주요 의제에 있어 적극적인 논의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발전이 더뎌도 개의치 않는다는 취지로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보호무역주의에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호무역주의 뿐만 아니라 일본과 전략적 관계 설정이나 북한 문제를 두고도 한국이 의견을 정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북 문제를 보는 한국 사람들의 시각이 다른데 국가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외국인 관찰자의 입장인데 한국인들은 (사회 발전에 있어서) 현상 유지를 원한다. 왜냐하면 지금이 최악은 아니고 발전 국가의 경제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한국인들이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은 앞으로 현 상태를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르망 전 교수는 "고용정책은 물론 대중·대일·대북 관계의 전략 재설정이 필요하지만 여야 모두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은 거품 속에 살고 있는데 한국인들은 이 거품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걱정하는 점은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날 때 본격적인 방향 재설정 논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소르망 전 교수는 "한국 사회는 분열이 심각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단히 높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극단적인 분열을 겪을 수 있고, 여야 관계가 폭력적·비민주적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10년 안에 한국이 시장경제를 기반에 둔 통일을 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소르망 전 교수는 "30년 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저는 통일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진실을 말하자면 한국인은 통일을 원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나마 30년 전에는 통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산가족도 생존했고 남북 유대의 끈도 있고 정서적으로 남북이 이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이산가족 상당수가 세상을 떠났고 남북은 다른 국가가 됐다. 경제 격차도 커졌기 때문에 통일은 어렵고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르망 전 교수는 전 세계의 패권을 장악한 미국이 중국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슈퍼 파워'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지난 30~40년 동안 많은 것을 이뤘다. 중국의 성공을 폄훼하려는 생각은 없지만 아직 중국은 세계 경제 대국이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소르망 전 교수는 "중국은 굉장히 큰 야망과 장대한 목표를 가졌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제적 역량이 부족하고, 낮은 임금·저급 수출품·미약한 혁신 수준이 단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치적 역량을 1인 체제로 독점하고 있지만 중앙집권화를 완료하지는 못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소르망 전 교수는 "미국이 서방을 중국이 아시아를 주도함으로써 세계를 두 체제로 양분하는 게 중국이 그리는 그림이지만 어떤 군사력으로 새로운 세계 질서를 주도할지 명확한 그림은 없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