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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제왕’으로 군림하는 막말판사 횡포 여전

등록 2012-01-18 09:23:04 | 수정 2013-05-01 14:19:35

“감히 변호사가 법대 앞으로 와?”…“20년 맞고 살았으니 앞으로도”

“피고 대리인, 지금 여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참고 있는데 뭐하는 거냐”

법정 안에서 ‘제왕’으로 군림하는 일부 막말 판사들의 문제의 발언이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표한 2011년 법관평가 결과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소송관계인에게 시종 정중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우수한 법관들도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윽박지르고 인상을 찌푸리는 등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들도 여전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 17일 법관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소속회원이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수행한 소송사건의 담당판사에 대해 자율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모든 법관(263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접수한 평가서는 2555건, 평가한 법관 수는 933명이다.

법관 윤리강령을 기초로 ▶공정 ▶품위 및 친절성 ▶직무능력 3개 분야로 나누어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전체 법관의 평균점수는 73.9점이다. 상위 법관 10인은 전체 평가한 법관 933명 중 상위 1%를 기준으로 선정했고, 법관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5명 이상의 변호사로부터 평가를 받은 법관 161명 중에서만 선정했다. 상위 1% 선정기준에 따르면 9명을 선정해야 하지만 공동 8위가 나와 총 10인이 뽑혔다.

▶ 강상욱 부장판사(의정부지방법원) ▶강일원 부장판사(서울고등법원) ▶김창보 부장판사(서울고등법원) ▶김형두 부장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신용호 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이승련 부장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이창형 부장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정일연 부장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조해현 부장판사(서울고등법원) ▶최창영 부장판사(수원지법 안양지원)

하위 평가 법관 9인에 대한 선정도 상위 평가 법관 선정기준과 마찬가지로 최소 5회 이상 평가 받은 법관 161명 중에서 선정한 것이고 이들 하위 평가법관의 평균 점수는 38.1점에 불과했다. 하위 평가 법관 9인의 명단은 해당법관의 명예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발표하지 않고 대법원에 전달했다.

아래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발표한 문제 사례와 우수사례. 문제 사례 총 33건 중 일부와 우수 사례 총 28건 중 일부.

문제 사례 (자기자랑형)
▶ 소송당사자의 변론을 듣기보다는 재판장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였고, 일방 대리인과의 언쟁으로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였음.

문제 사례 (편협한 재판 운영)
▶ 원심이 유죄를 선고하였다고 하여 선입견을 갖고 검사의 증거신청은 입증취지도 묻지 않고 받아주면서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는 모두 필요 없다면서 배척하여 사실상 심리를 거부함.
▶ 소송대리인에게 사실관계에 대한 심증을 명백히 드러내기에 대리인이 변론을 하자 당사자가 출석하여 있는 자리에서 “사실을 왜곡하는 거냐. 자꾸 그러면 당사자가 진짜 사실을 오해한다.”면서 변론을 제지함.

문제 사례 (귄위적이고 고압적인 태도)
▶ 변호인과 피고인이 최후 진술을 할 당시 재판장이 판사석 의자를 돌려서 피고인과 변호인을 등지고 앉아 있는 바람에 피고인과 변호인이 매우 당황하였음.
▶ 당사자에게 “당신이 알지 내가 알아!”라고 큰 소리를 치는 바람에 본인의 귀를 의심하였음.
첫 기일에 증거신청을 하자 재판장이 인상을 찌푸리면서 “피고 대리인. 지금 여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참고 있는데 뭐 하는 거냐.”면서 윽박지름.
▶ 변론기일 당시 전문심리위원이 판사에게 기록을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있기에 대리인이 법대 앞으로 나아가 설명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하려 하자, “감히 변호사가 법대 앞으로 오느냐.”면서 인상을 쓰고 훈계조로 이야기함.
▶ 당사자나 대리인에게 늘 지적하고, 나무라는 태도를 보임. 특히 당사자 본인에게는 조금만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윽박지름.

문제 사례 (안하무인식 거침없는 막말)
▶ 조정 당시 참고인으로 출석한 사람에게 “당신이 사기꾼이다.”라고 말하여 그 사람이 바로 조정실 밖으로 나가 버렸음.
▶ 형사사건에서 변호인의 최종 변론 도중 “변호인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항소이유가 이게 말이 되느냐.”는 등 모욕적인 언사를 함.
▶ 법정에서 “원고, 피고 모두 독한 사람들이다”라는 말을 하였고, 대리인이 조정가능성을 언급하자 “우리 재판부는 조정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소송대리인이 의뢰인들에게 손해배상청구 당한다”는 말까지 하였음.
▶ 재판장이 법률적 의견을 밝힌 후 본인이 법률적 쟁점에 관한 의견을 적은 준비서면을 제출하자 변론기일에 인상을 쓰더니 준비서면을 툭 집어 던지면서 “모르면 좀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고 준비서면을 내라. 내가 안 된다고 했잖아.”라면서 심한 모욕을 줌.
▶ 결론을 내려 놓고 이혼에 응하라고 화해권고를 강요함. 이혼당할 만하다고 냉소적인 언변을 함. 변호사가 이혼사건에서 변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로 말함. 법정에서 대기 중 앞서 진행된 당사자 본인사건의 경우 당사자들에게 반말 투로 고압적이고 모욕적인 말을 사용하였음
▶ 소송당사자에게 “20년간 맞고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라.”고 말하는 등 고압적으로 호통, 반말, 비속어를 사용함.

문제 사례 (불공정한 재판 운영)
▶ 재판장이 사건 당사자들이 자리에 나오자 상대방 측 지배인에게 웃으면서 “저도 이 금고에서 돈을 좀 빌리고 있습니다. 지점장은 안녕하시지요?”라고 말을 하였는바, 공정성에 의심이 갔음.
▶ 불구속으로 재판 받던 피고인을 아무런 이유도 알리지 않은 채 느닷없이 법정구속하고, 나중에 변호인에게는 피고인이 합의하도록 하기 위해 구속시켰다고 해명함. 합의를 하지 않으면 중형을 선고하겠다고 일찍부터 고지함.
▶ 피고인이 공소사실 일부를 부인하자 형량에 큰 차이가 없고 반성의 태도가 없어 보여 불리하다면서 사실상 자백을 강요함. 검사의 공소사실이 전후 모순되는 것으로 나타나자 직접 공소사실을 새롭게 구성하여 검사에게 알려주기까지 함. 피고인 신문을 할 기회를 주겠다고 날짜까지 지정해서 약속했다가 이를 번복하여 기회를 주지 않음.
▶ 강제조정 후 이의가 제기되어 6개월 간의 변론을 거쳤으나, 또다시 강제조정을 하고 선고기일을 추정하는 등 지나치게 조정을 강요함.

문제 사례 (함흥차사형)
▶ 항소이유서 제출 후 1년이 지난 후에야 변론기일을 지정함.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예단을 갖고 소송을 지휘하고, 증거신청이나 구석명 신청에 대하여도 아무런 이유 없이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는 등 최소한의 성의나 균형감각도 느낄 수가 없었음.
▶ 조속한 결정이 요구되는 사안이어서 특별사정에 의한 가처분취소신청을 하였으나, 신청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야 결정이 내려졌음.

우수 사례 (28건 중 일부)


▶ 소송관계인에게 정중하고 친절하게 대하였으며, 충분한 변론과 진술을 허락하였음. 재판결과 피고인은 법정구속되었지만, 절차진행만큼은 모범적으로 되었다고 판단됨.
▶ 늦게 도착한 증인에 대하여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신문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법률지식이 부족한 상대방 본인을 배려한 모습이 모범적이었음.
▶ 피고인에게 충분한 진술기회를 부여하고, 충고와 훈계의 말을 적절히 하여, 재판 종료 후 피고인이 감사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음
▶ 준강간사건에서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접촉을 일절 거부하여 합의나 공탁을 할 수 없던 상황이었고 공판 당시에도 피해자의 의사를 알 수 없었는데 재판부가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여 합의의사를 물어보았음.
▶ 성폭력사건에서 무고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수치스러울까 방청객을 나가게 하는 등 피고인을 배려해 주었고 변호인의 의견을 끝까지 경청해 주었음. 인자하고 훌륭한 재판장 덕분에 어려운 사건이지만 힘들지 않았음.
▶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을 대하는 태도가 정중하였고, 피고인의 비법률적이고 비논리적인 주장도 진지하게 들어주었으며, 절차진행에 있어서도 피고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면서 방어권 보장을 위하여 충분한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음.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