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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헬기 무차별 총격 가능성 공식 확인

등록 2017-01-13 10:35:14 | 수정 2017-05-12 16:38:19

37년 만에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총탄 진실 드러나

사진은 1980년 5·18 당시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주변에 헬기가 날고 있는 모습. (5·18 기념재단 제공 사진 촬영=뉴시스)
[기사 제목·내용 수정 2017년 1월 25일 오전 9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헬기에서 민간인이 있는 건물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공식적인 조사 결과가 37년 만에 나왔다. 행정자치부 소속 기관으로 범죄수사 증거물의 과학적 감정을 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군은 지금까지 계엄군의 헬기 사격 의혹을 부인해 왔다.

국과수는 12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1가에 있는 전일빌딩 감식결과를 광주광역시에 통보했다. 전일빌딩은 당시 시민군과 내외신 기자가 집결한 장소였다. 광주시가 전일빌딩 리모델링을 앞두고 발견한 총탄 흔적의 존재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국과수에 조사를 의뢰했다. 감정물은 전일빌딩과 탄피 6점, 공포탄 2점, 탄환 1점이다.

국과수는 전일빌딩 건물 외벽에서 구경 5.56mm 또는 구경 0.3인치(in) 탄환에 의한 탄한으로 유력한 흔적 35개를 확인했다. 또 전일빌딩 10층에 있는 전일방송 기둥, 천정 텍스, 바닥에서 최소 150개의 탄흔을 식별했다. 발사 위치는 호버링(공중정지) 상태의 헬기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을 추정했다. 광주시가 감정을 의뢰한 감정물 중 5.56mm 탄피 2점과 0.3in 탄피 3점은 5·18 당시 사용한 실탄의 탄피일 가능성을 인정했다.

국과수는 천정 텍스의 탄흔과 같이 스쳐 맞은 탄환에 의한 탄흔은 총기 발사각도가 수평 이거나 10도 이내의 상향 사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탄도라고 봤다. 기둥 오른쪽면과 기둥 전면 탄흔의 탄도는 하향 사격한 탄도이고, 창틀과 천정 사이 목재 마감재를 관통하고 천정 슬라브에 탄흔을 형성한 탄도는 사향 사격한 탄도로 나타났다. 국과수는 “수평 또는 하향 각도의 사격은 전일방송의 위치가 (전일빌딩의) 10층임을 감안할 때 최소 10층 이상의 높이에서 사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일빌딩 전면. 탄흔을 식별할 수 있는 5개소 위치 (광주광역시 제공)
1980년 당시 전일빌딩 주변에는 10층 이상의 건물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헬기와 같은 비행체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국과수의 분석이다. 기둥을 중심으로 동일 지점에 상향·수평·하향의 각도로 집중 사격한 상황을 고려하면 헬기가 공중에서 정지한 상태에서 고도만 상하로 변화해 사격한 상황을 유력하게 추정할 수 있다.

국과수는 탄환의 크기로 탄환의 종류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창틀과 목재 마감재의 탄흔 크기를 고려하면 M16 소총 가능성을 우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16 소총의 탄창이 20~30발인 만큼 계엄군 1명이 탄창을 교환해 사격했거나 2인 이상 다수가 동시에 사격했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천정 텍스와 바닥에 떨어진 텍스 사진을 조합해 나타나는 탄흔의 생성 방향이 일정한데 이는 여러 명이 동시에 사격할 때는 나타나기 힘든 형태다. UH-1 헬기 양쪽 문에 거치한 M60 기관총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과수는 지난해 9월 22일, 11월 15·16일, 12월 12·14일 세 차례에 걸쳐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광주시는 국과수 감정결과를 근거로 전일빌딩이 지니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건물 안에 추념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담팀을 꾸려 전일빌딩 보존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단체의 의견수렴에 나섰다. 관련단체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7월에는 보존방안을 마련한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12일 연 긴급기자회견에서 헬기 사격을 증명하는 ‘광주소요사태 분석집’을 공개했다. 1980년 당시 전남북계엄사령부였던 전투병과교육사령부가 발행한 것으로 31항공단과 61항공단 군인 108명이 헬기 31대를 타고 광주에서 무력시위 및 의명 공중화 지원, 공중 기동 및 재보급 작전지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5·18기념재단은 37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헬기 사격의 퍼즐을 맞췄다며, 발포 명령자를 밝히는 것이 5·18 진상 규명의 마지막 조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