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자 34명, 정부 판정도 못 받고 숨져"

등록 2017-05-11 15:33:20 | 수정 2017-05-11 16:07:02

환경보건시민센터, "판정 과정 외부 용역 맡기지 말고 국가가 직접 맡아야"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 해결을 당부하는 피해자·가족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뉴시스)
지난해와 올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자 가운데 34명이 정부 판정을 받기 던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8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정부가 전문기관을 설치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피해 신고자의 가습기 살균제 관련성을 판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16년부터 2017년 4월까지 가습기 살균제 4차 피해 신고자는 모두 4284명이었고 신고 당시 사망자는 916명이었지만 신고 당시 생존했던 환자 34명이 정부의 관련성 판정이 나오기 전에 목숨을 잃었다. 센터와 모임 측은 "직접적인 사인은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그만큼 일부 피해자들의 건강피해가 위중하다"고 지적하며, "2015년에 접수한 피해자 중 300명이 아직도 판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 중에서도 사망한 피해 신고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와 모임 측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피해 신고자의 피해자 판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국립환경과학원에 국가환경보건센터를 설립해 의학·보건학·독성학 분야의 전문가를 채용하고 국립보건원·질병관리본부·시립병원 등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료시설을 연계해 민간 대학병원과 더불어 신속하고 정확하게 피해자를 찾는 동시에 피해자 판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조사와 판정은 앞으로 우리나라 환경보건정책을 세우고 추진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와 실증정보라는 점에서 민간 대학병원에 용역을 맡길 문제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조사의 모든 과정을 국가가 책임지고 해나가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 회원 30여 명은 11일 정오에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해결해달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환경 분야 공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진상규명과 배상문제의 국민적 합의 도출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안전한 나라를 위한 대국민 약속' 행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진상규명을 새 정부에서 반드시 풀고 책임 소재와 은폐 시도를 밝혀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