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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신현우 전 옥시 대표, 2심 징역 6년 선고

등록 2017-07-26 15:31:00 | 수정 2017-07-26 17:36:50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인정…배상 노력 등 참작해 1년 감형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구속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져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재판에 넘겨진 신현우(69·남)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이영진)는 26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전 대표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옥시 연구소장을 지낸 김 모 씨에겐 징역 6년, 조 모 씨에겐 징역 5년을 선고했으며, 선임연구원 최 모 씨에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함께 기소된 존 리 전 옥시 대표에 대해서는 주의의무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신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들은 2000년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들어간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고 제품을 제조·판매해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제품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는데도 ‘인체 무해’,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문구로 허위 광고를 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초유의 비극적 사고’라고 표현한 재판부는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고도의 주의 의무를 가져야 하는데도 만연히 문제가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비극적인 사태를 일으켰다”며 “피해자 수도 100명이 넘는 만큼 다른 어떤 사건보다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보상에 적극 노력해 현재 공소 제기된 피해자 중 92%의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특별법이 제정돼 다수의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된 상황, 잘못을 뉘우친 정상 등을 참작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강찬호(왼쪽 두 번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와 회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가습기 살균제’ 임직원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측은 항소심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법원 판결에 항의하며 즉시 상고할 뜻을 밝혔다. 이들은 “법원이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가 죽고 다쳤고 잠재적인 피해자까지 따지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데 징역 7년을 6년으로 감해줬다”며 “피해자들 합의에 노력했다는 이유인데 지난 5~6년간 옥시가 구제를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에 함부로 형량을 감할 수 있는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