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들, “‘평가’ 보다 ‘보호’ 필요…보호법 만들라” 촉구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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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들, “‘평가’ 보다 ‘보호’ 필요…보호법 만들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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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01 13:55:58 | 수정 : 2017-11-01 1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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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지난달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계류 중인 감정노동자 보호법안을 11월 본회에서 의결 할 것을 촉구했다. 감정노동이란 감정을 숨기고 억누른 채 회사나 조직의 입장에 따라 말투나 표정 등을 연기하며 일하는 것을 말한다. 네트워크는 노동, 연구, 여성, 의료, 법률, 종교 등 28개 단체가 구성한 것이다.

그간 감정노동의 어려움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주로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네트워크는 사측이 ‘고객만족’을 명분으로 노동자에게 민원의 모든 책임을 돌리거나 노동자를 통제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종 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이를 감정노동 문제의 핵심의제로 다뤄 국회가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형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우정사업본부)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고객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내쳐지는 감정노동자들의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민원이 올라오면 상급기관에서는 무조건 직원이 가서 민원인에게 빌고 오라고 한다.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빌어야 하는지…. 앞뒤도 살피지 않고 무조건 민원을 처리하는 사측의 이런 행태는 감정노동자들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고 말했다.

민경식 전국협동조합노조 위원장은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CS)평가제도로 농·축협 감정노동자들이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CS평가는 전국 8만 1633명의 농·축협 노동자들을 상대로 농협중앙회가 실시하는데 모니터링 요원이 암행으로 지점을 방문해 서비스 실태를 조사하는 ‘서비스 모니터링 방식’과 영업점 내방 거래고객을 대상으로 전화설문 하는 ‘고객만족도 조사’로 이루어진다.

민 위원장은 “사측이 평가결과를 실적에 반영해 직원통제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있고 이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평가점수가 낮으면 의자를 빼고 서서 일하게 하거나 주말 새벽에 산행해 역할극을 하도록 시키고 잘 못하면 폭언을 퍼붓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은 평가로만 끝나는 CS평가 자체 보다는 전문가의 현장 컨설팅이나 위기대응능력을 높일 수 있는 매뉴얼 제작 등 CS역량강화 교육을 요구한다”며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감정노동 관련 법안은 총 5개로 김부겸·이인영·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이 중 김부겸 의원 안은 유일한 특별법 제정안이고, 나머지 4개의 법안은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이다. 감정노동자의 건강재해 발생 시 ▷업무의 일시적 중단 ▷고객과 분리 ▷피해노동자의 치료 및 상담 지원이 골자다.

이 집행위원장은 특별법 제정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하면서도 법 제정이 생각처럼 녹록치 않은 현실을 감안해 그나마 한정애 의원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이달 열릴 본회의를 통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화점에 2500~3000명이 근무한다고 가정할 때 백화점과 직접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직영근로자는 약 10%다. 나머지는 협력업체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파견 근로자다. 한 의원의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한 백화점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감정노동 보호(안전·보건교육에 지도와 지원 포함)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kyj@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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