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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 기저귀교환대 위생상태 불량…사고 위험도 커

등록 2018-01-11 17:30:39 | 수정 2018-01-11 17:52:19

벨트 불량으로 착용 불가능…낙상사고로 머리 다칠 수 있어
대장균·황색포도상구균 등 검출…위생시트 비치된 곳 없어

한국소비자원이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여자화장실에 설치된 접이식 기저귀교환대 30개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 중 10개는 벨트·버클 불량으로 벨트를 채울 수 없어 안전사고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공공시설 화장실 내 기저귀교환대에서 영유아들이 떨어져 다치는 사고가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저귀교환대는 벨트가 고장 난 상태로 방치되고 위생상태도 불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여자화장실에 설치된 접이식 기저귀교환대 30개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와 이용경험자 설문조사 결과를 11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지하철역사, 고속도로휴게소, 버스터미널,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기저귀교환대 30개 중 10개는 벨트·버클 불량으로 벨트를 채울 수 없는 상태였다. 벨트를 채우지 않으면 아이가 떨어지는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1년 이내에 기저귀교환대 이용경험이 있는 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347명(69.4%)이 기저귀교환대에서 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답했다. 실제 안전사고로 아이가 다친 경험이 있는 부모 32명 중 24명(75%)도 아이에게 벨트를 채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도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26건의 기저귀교환대 관련 위해사례가 접수됐다. 피해사례 25건 중 20건(80.0%)이 12개월 이하인 만 0세에게 발생한 사고였으며, 뇌진탕 등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머리나 뇌를 다친 사례도 19건(76.0%)이나 됐다.

소비자원이 조사한 기저귀교환대의 위생상태도 불량했다. 교환대 4개에서는 대장균이, 7개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일반세균은 최대 3만 8640CFU/100㎠가 검출됐다. 교환대 매트에서 검출된 일반세균의 평균값(4052CFU/100㎠)은 화장실손잡이(2400CFU/100㎠)의 약 1.7배 수준이었다. 특히 4개 매트의 일반세균수는 물수건(동일 단위면적 비교 시) 기준을 초과했고, 쇼핑카트 손잡이(11,000CFU/100㎠)의 약 1.6~3.5배에 달했다.

그러나 기저귀교환대의 위생적인 사용을 위해 일회용 위생시트가 비치된 곳은 30개 중 한 곳도 없었다. 기저귀교환대를 닦을 수 있는 물티슈와 같은 세정용품이 비치된 곳은 2곳뿐이었으며, 3곳은 기저귀를 버릴 수 있는 휴지통조차 없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기저귀교환대 이용경험자 500명 중 432명(86.4%)은 교환대의 위생상태가 불량했다고 답했고, 교환대가 ‘더럽거나 더러울 것 같아서’ 이용을 꺼린 이용자도 415명 중 363명(87.5%)이나 됐다. 아울러 197명(39.4%)은 기저귀교환대 첫 번째 개선과제로 ‘위생·청결관리 강화’를 꼽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기저귀교환대 주 이용대상이 면역력이 약하고 무엇이든 물고 빠는 습성을 지닌 만 36개월 미만 영유아임을 고려할 때 기저귀교환대에 대한 위생기준 마련과 청소·소독 등 주기적인 위생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교통시설에만 기저귀교환대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고 올해 하반기부터 공연장, 종합병원으로 설치 의무가 확대될 예정이나 향후 신축·증축하는 신규시설에만 적용되고 백화점,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은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의무설치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에 ▲기저귀교환대 안전 관리·감독 강화 ▲위생기준 마련 및 위생관리 강화 ▲기저귀교환대 의무설치시설 범위 확대 ▲편의용품 비치 및 지속적인 유지·점검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