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문화계 블랙리스트' 항소심, 조윤선 법정 구속…김기춘 형량 늘어

등록 2018-01-23 13:31:40 | 수정 2018-01-23 20:55:57

법원, "문화에 옳고 그름 없어…정부가 차별하면 민주주의 퇴색"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후 구치소로 향했다. (뉴시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일명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가 조윤선(52)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법정 구속했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를 토대로 정부 지원 배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해 7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당시 재판부는 검찰이 조 전 장관에게 적용한 혐의 중 일부만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반해 2심 재판부는 검찰이 조 전 장관에게 적용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는 한편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조 전 장관은 석방 6개월 만에 다시 철창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업을 주도하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김기춘(79)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의 형량도 늘었다. 재판부는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실행에 옮긴 5명에게도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렸다. 김종덕(61) 전 문체부 장관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고, 김상률(58)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신동철(57)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관주(54) 전 문체부 1차관에게도 원심과 같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소영(52) 전 청와대 문체비서관에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헌법이 문화국가를 기본 원리로 채택하고 있는 만큼 모든 국민은 정치적 견해 등과 관계없이 문화 활동에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다른 이념적 성향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를 좌파로 규정해 명단 형태로 관리하며 지원을 배제하는 것은 헌법 원칙에 어긋난다"며 "양심의 자유나 언론출판의 자유, 학문예술의 자유 등에 중대한 제한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문화에 옳고 그름이란 있을 수 없다. 정부가 문화를 차별 대우하는 순간 자유민주주의의 길은 퇴색하고 전체주의로 흐른다"고 질책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