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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조카 이동형, "시형이는 MB 믿고 회사 마음대로" 녹취 '파문'

등록 2018-01-25 09:45:25 | 수정 2018-01-25 13:45:16

친하게 지내던 다스 전직 핵심 관계자와 통화하며 나온 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뉴시스)
경북 경주에 본사를 둔 자동차 시트 부품 생산 업체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다스 부사장인 이동형 씨의 녹취록이 나와 파문이 인다. 이 부사장이 평소 친하게 지내던 전직 다스 핵심 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하며 다스의 실소유주가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4일 오후 전파를 탄 MBC 뉴스데스크는 이 녹취 파일을 입수해 단독 보도했다. 2016년 7월 이 씨는 이 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시형이는 지금 MB(이명박 전 대통령) 믿고 해서 뭐 자기 거라고 회사에서 마음대로 하고 있잖아"라고 말했다. 이어 강경호 다스 사장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과 한 대화를 전해 들었다며, "자기(강 사장)도 MB한테 얘기 들었다, 감을 잡았다, 옷을 벗어야 될 것 같다, 근데 내(강 사장)가 언제 벗어야 될지 모르겠지만 시형이도 사장 앉혀놓고 뭐 자기(강 사장)가 뒤에서 봐주면 되지 않겠느냐고"말했다.

서류상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부사장의 아버지이자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은 회장이다. 이는 다스를 두고 실소유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이 전 대통령이 주장해 온 내용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간의 주장이나 서류 기록과 달리 회장 아들인 이 부사장이 아니라 조카인 이시형 씨가 다스를 자기 것이라고 여긴다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일 것이라는 의혹이 사실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특히 이 부사장은 이 관계자와 대화를 하면서 "내가 그래서 (시형이한테) '야, 시형아, 너 열심히 해라. 나는 물러서서 도와줄 테니까. 결재 안 하라면 안 하고, 너 잘 돼라. 잘 돼라 하는 거잖아 형은. 어차피 내가 희생하는 거잖아. 회장님도 희생했잖아, 너도 알다시피"라고 말했는데, MBC는 이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이 시형 씨가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말한 것인데, 이는 이상은 회장이 진짜 다스의 주인이라면 나올 수 없는 말이라는 것이다.

또 MBC는 이 부사장이 '희생'을 언급한 부분을 가리켜 "이상은 회장이 다스의 진짜 주인 행세를 해주면서 이 전 대통령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줬다"고 해석했다. MBC는 이 부사장과 전화 통화한 이 관계자가 통화 녹음 파일을 제공했고, 녹취를 꼼꼼하게 들어본 결과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려 보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가 22일 검찰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이 녹취 파일을 제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MBC가 녹취 파일을 공개하기 전 같은 날 오전 이 부사장은 불법 자금 조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서울동부지검에는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이하 다스 수사팀)'이 있다. 이 부사장은 청사로 들어가기 전 '다스는 누구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저는 당연히 저희 아버님(이상은 회장)이 지분이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통화 녹취와는 정반대 주장을 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꾸린 다스 수사팀은 다스의 비자금 120억 원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으며 이달 11일 다스 본사와 경리직원 등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다스 비자금 의혹을 다뤘던 정호영 BBK 특검팀은 경리직원 조 모 씨의 개인 횡령으로 결론을 내렸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