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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2심서 징역 2년 6월·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

등록 2018-02-05 16:12:10 | 수정 2018-02-06 13:33:41

“포괄적 현안으로서 승계 작업·부정청탁 인정 할 수 없어”
코어스포츠 용역비 36억 원, 마필·차량 사용이익 뇌물 인정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66)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62) 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5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2월 17일 구속돼 재판을 받던 이 부회장은 353일 만에 석방됐다.

재판부는 “특검 공소사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 작업이나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며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떤 이익이나 특혜를 요구했거나 실제로 취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 박 전 대통령이나 최 씨가 ‘도와줄 게 있으면 말하라’고 한 것만 있을 뿐, 이 부회장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뇌물을 공여한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뇌물을 ‘요구형 뇌물’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사건의 책임은 헌법상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에 위임받은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타인에게 나눠준 박 전 대통령과 그 위세를 등에 업고 사익을 추구한 최 씨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회장 등은 정유라 씨에 대한 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거절하지 못한 채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면서 “이런 사정을 모두 고려해도 승마 지원의 상당 부분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코어스포츠에 건넨 용역대금 36억 원과 최 씨 측에 마필과 차량을 무상으로 이용하게 한 ‘사용이익’만을 뇌물로 인정했다. 1심은 살시도나 비타나, 라우싱 등 마필 구매대금 등 총 72억 9000여 만 원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봤으나 항소심은 삼성이 마필 소유권을 최 씨 측에 넘긴 것으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구매대금을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 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낸 후원금 16억 2800만 원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 204억 원도 “승계 작업을 위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인정했다. 앞서 1심은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고 영재센터 후원금을 유죄로 봤다.

1심에서 유죄로 판단했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도 무죄로 뒤집혔다. 코어스포츠에 보낸 36억 원은 뇌물일 뿐 이 부회장이 나중에 사용하기 위해 국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67)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64)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65)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황성수(56) 전 전무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은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에게 각각 징역 4년, 박 전 사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 전 전무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