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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진 단장 사퇴 촉구한 임은정 검사, 진상조사단 출석 "검찰 개혁해야"

등록 2018-02-06 10:30:35 | 수정 2018-02-06 14:01:59

"직장 내 성폭력이 왜 지금껏 덮였는지 조 단장도 조사 받아야 할 객체"

임은정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했다. (뉴시스)
조희진(56·사법연수원 19기)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 조사단(이하 조사단)' 단장의 사퇴를 촉구한 임은정(44·30기)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가 6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단 조사를 받는다. 임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한편 여검사의 맏언니 격인 조 단장에게 피해 실태를 알렸음에도 그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지난달 말 서지현(45·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8년 전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하자 법무부가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조사단을 꾸리며, 조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을 단장으로 했다.

임 검사는 6일 오전 9시 40분을 조금 넘겨 조사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했다. 그는 "서 검사와 관련해 조사 받는 걸로 알고 있다. 그 외 검찰에 많은 성희롱 사건이 있었고, 2015년에 전수조사도 했다. 기억나고 들은 대로 구체적 사례를 다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장 성추행 의혹 사건'을 가리켜 "이번 사안은 갑을 관계이자 상하 권력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제도 개혁을 해야 성추행이나 간부 갑질, 검찰권 남용을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내부적으로 다 알던 일이 외부로 드러날 때 (국민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데 대해 안타깝고 부끄럽다"며, "서 검사 사건이나 김홍영 검사 사태 등은 업무적으로나 업무 외적으로 간부들이 브레이크 없이 폭주했다고 생각한다. 성폭력 문제로 단편적으로 보지 말고 거시적 안목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이나 검찰 개혁 전반으로 확대해 봐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임 검사가 말한 '김홍영 검사 사태'란 2016년 5월 서울 남부지검에 근무하던 김(사망 당시 33·41기) 검사가 부장검사의 폭언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말한다.

임 검사는 "여자 간부들의 성희롱적 발언도 만만치 않다. 폭언을 하는 등 업무에서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하거나 묵살하고, 문제제기를 했는데 보복성 인사 평정을 하는 것도 연관돼 있다. 일련의 행위이고 동전의 양면"이라고 질타했다. 조사단 단장을 맡은 조 동부지검장에게 할 말이 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임 검사는 "거시적 안목에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뭐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고 부끄러움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5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2003년 5월 경주지청에서 일할 때 직속 A부장검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그는 수석 검사에게 해당 A부장의 사표를 요구했지만 문제 해결 기미가 없어 결국 지청장에게 찾아갔고, A부장을 주거침입·강간미수로 고소하겠다고 밝힌 후에야 A부장이 사표를 제출했다고 털어놨다. 2005년에 부산지검에 근무할 때는 성매매 사건 전담 부장검사가 성매매를 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

임 검사는, 2007년에 있었던 1박 2일 일정의 여검사 모임에서 조 단장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지만 조 단장이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조희진 단장님, 그때 무언가 조치를 해 주셨다면 2010년 서 검사의 불행한 강제추행 피해가 없었거나 최소 피해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즉시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쉽다"고 말하며, "이것이 조 단장의 조사단장 자격에 제가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다. 직장 내 성폭력이 왜 지금껏 덮였는지에 대해 조 단장도 조사를 받아야 할 객체"라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