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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盧 전 대통령 뒷조사 가담했나…檢, 이현동 전 국세청장 구속영장 청구

등록 2018-02-09 11:14:07 | 수정 2018-02-09 12:30:01

신병 확보하면 MB 청와대 지시 있었는지 추궁할 전망

전직 대통령 뒷조사 협조 의혹을 받는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뉴시스)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이 거액을 들여 故(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뒷조사한 혐의를 수사하는 검찰이 법원에 이현동(62) 전 국세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청장을 두 차례 불러 강도 높게 조사한 후라 구속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해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 전 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청장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국정원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대북공작금을 받고 두 전직 대통령의 뒷조사에 협조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청장은 국세청 차장으로 일하다 2010년 8월 청장을 맡아 2013년 3월까지 국세청을 지휘했다. 검찰은 이 전 청장이 국정원 비밀공작에 참여하기 시작한 때가 차장 시절인 2010년이라고 본다. 이때 국정원이 이 전 청장에게 돈을 주고 국세청 직원 극소수를 동원해 전직 대통령과 그 가족 등 주변 인물의 현금 흐름을 불법으로 들여다봤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당시 국정원과 국세청은 미국 국세청에 근무하는 한국계 직원에게 큰돈을 주고 정보를 빼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이 전 청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튿날인 31일 이 전 청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달 7일에도 다시 소환해 돈을 받고 국정원 뒷조사에 협조했는지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법원이 이 전 청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해 그의 신병을 확보하면 청와대 등의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강도 높게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원세훈(67·구속) 전 국정원장이 재임기간(2009년~2013년) 동안 국정원 예산을 착복하거나 청와대 등에 전달한 혐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대북공작금을 유용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달 최종흡(70·구속) 전 국정원 대북담당 3차장 등 간부들을 불러 조사했고, 당시 국정원이 10억 원 규모의 대북공작금을 두 전직 대통령 뒷조사에 사용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나라 밖에서 떠도는 ‘김·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소문을 수집하고 그 근거를 찾기 위해 거액을 썼다는 것이다.

한편 국정원이 김 전 대통령 뒷조사에 ‘데이비슨 프로젝트’, 노 전 대통령 뒷조사에 ‘연어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여 2년 넘게 비밀공작을 진행했지만 결국 ‘근거 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종결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