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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윤택에게 당했다" 성폭력 피해자들 피해 호소 줄이어

등록 2018-02-20 12:27:18 | 수정 2018-03-09 20:07:56

"성폭행 당한 후 임신해 낙태…200만 원 건네며 '미안하다' 하더라"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피해자가 제기한 성추행 가해 행위를 공개 사과했다. (뉴스한국)
연극 '오구'로 유명한 극작가 겸 연출가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게 성추행·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이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알리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앞서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이 전 감독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폭로한 후 '나도 당했다'는 제보가 잇달았다. 이 전 감독은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했지만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번지는 형국이다. 이 전 감독이 정확히 어떤 잘못을 했는지 누구에게 어떤 피해를 주었는지 등을 밝히지 않은 채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이 전 감독의 가해 행위를 고발하는 주장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이 전 감독의 성추행 피해자라고 밝힌 이재령 음악극단 콩나물 대표 겸 연출가는 20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현명하고 확실한 대처를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고자 한다. 오늘부터 시작"이라며, "여러 채널의 고소는 시간만 길어질 수 있다. 채널도 힘을 실어 하나로 뭉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 전 감독에게 언제 어떤 성폭력 피해를 당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여러 피해자들의 글을 계속 공유하고 있다.

2010년 연희단거리패에 들어갔다는 A씨는 "황토방에서 이쌤(이윤택)한테 가슴을 다 까여지고 훈련이라는 명목 하에, 나중엔 그 일로도 놀림을 당했다"고 말했다. 가출까지 하며 밀양으로 가 극단에 입단했다는 B씨는 "어느 날 선생님은 '이곳을 열어 소리를 내야 한다'며 내 가슴에 손을 댔다. 흠칫했지만 모두가 보고 있는 자리에서, 일말의 주저함 없이 아주 담백하고 신속하게 일어난 일이라, 선생님의 의도를 감히 의심하기 어려웠다. '필요에 의한 적확한 지도 방식'으로 얼른 받아들이고 그 일을 잊었다.…'싫다고 하지 그랬느냐' 따위의 여지가 끼어들 수 없을 만큼 우리는 어리고 가르침에 목말라 있었으며 그는 언제나 옳을 수밖에 없는 그 세계의 왕이었다"고 말했다.

2007년 밀양을 회상한다며 입을 연 C씨는 자신이 가해자이고 방관자라고 토로했다. 그는 "난 하지 않았다. 새벽에 부르는 선배님들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선생님이 아프시니 누구랑 함께 황토방으로 오너라. 난 가지 않았다. 하지만 같이 오라고 말한 그 동기에게 '누구야 선생님이 오래' 그 동기를 보내고 나는 새벽에 뒤척이며 그 동기를 걱정하며 나의 비겁함에 시달리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나같은 방관자도 미투라고 해도 괜찮은건가.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했다고 밝힌 김지현 배우는 "혼자 안마를 할 때 성폭행을 당했다. 2005년 임신을 했고 조용히 낙태했다. 낙태 사실을 안 선생님께선 제게 200만 원인가를 건네며 미안하단 말을 했다. 이후 얼마간은 절 건드리지 않았지만 그 사건이 점점 잊힐때 또 성폭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전 이윤택 선생님의 기자회견장에 갔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모든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 것이라고 그래서 제가 받은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에서 갔던 것 같다. 그러나 선생님께선 전혀 변함이 없으셨다. 특히 성폭행 부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씀에 저는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승비 배우도 이 전 감독의 성추행 실태를 고발하고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전 감독의 상습 성폭행 등 성폭력 피해를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있다. 17일 청원을 시작해 20일 오전 현재 4만 3292명이 서명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