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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신부가 해외 선교 신도 집요하게 성폭행 시도…수원교구, 정직 처분

등록 2018-02-24 12:48:21 | 수정 2018-02-24 13:43:07

해당 신부 최근 정의구현사제단에서도 스스로 탈퇴

신도를 성폭행하려 집요하게 시도한 한○○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 (KBS 방송 화면 갈무리)
성폭력 가해 사실을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성폭력 피해자다)'운동이 문화예술계·연예계에서 활발한 가운데 로마가톨릭교회(천주교) 한 모 신부의 성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났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한 신부의 중징계를 결정하고 모든 직무를 정지했다. 한 신부는 정의구현사제단에서 스스로 탈퇴했다.

한 신부의 추악한 행위는 김민경 씨가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식으로 미투운동에 동참하면서 알려졌다. 23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한 김 씨는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봉사활동 당시 한 신부가 자신을 성폭행하기 위해 집요하게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한 신부는 김 씨의 인터뷰가 전파를 탄 23일 오전까지도 수원 광교의 한 성당에서 각종 미사를 집전하고 세례를 한 주임 신부다. 故 이태석 신부의 뒤를 이어 2008년부터 4년 동안 남수단 선교활동을 해 주목을 받은 인물로, KBS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에 출연히 유명해졌다. 김 씨의 말에 따르면 한 신부는 교계 안팎에서 존경을 받는 세간의 평판과 달리 타지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신도를 성폭행하려 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김 씨는 "식당에서 나오려고 하니까 (한 신부가) 문을 잠그고 못 나가게 막고 강간을 시도했다. 손목을 붙잡혔는데 저항하면서 손목을 빼다가 제 팔에 제 눈이 맞아서 눈에 멍이 시퍼렇게 들었다. 벗어나려고 흉기를 집어드니까 더 이상 가까이 오지 않았지만 제가 사제를 찌를 순 없었다"며, "(식당에서) 다음 날 새벽 5시에 나왔다. 온몸이 너무 욱신거려서 다음 날까지도 몸이 아팠다. 다른 후배 신부들한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달리진 건 없었다. 그 선배 사제의 막강한 파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하루는 그 사제가 창문 앞에서 계속 저를 불러댔는데 제가 못 들은 척하고 자는 척을 했는데도 클립으로 한참을 문을 흔들고 결국엔 방으로 들어왔다. 제가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그러니까 저를 움직이지 못하게 잡고 자기 얘기를 들어달라고 하면서 했던 얘기가 '내가 내 몸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네가 좀 이해를 해달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 너무 힘들어서 그만 좀 제발 나가달라고 했는데 나가지를 않아서 제가 먼저 제 방에서 나왔다. 그러니까 그제서야 따라 나오더라"고 말했다.

김 씨는 한 신부가 자신에게 용서를 빈 후 또다시 성폭행을 시도했고 이런 일이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당시 피해 사실을 알려 이를 현지인이 알면 수단에서 선교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생각에 침묵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주변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라는 두려움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공포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최근 미투운동을 보며 용기를 가졌다며, "제 딸이 나중에 커서 이런 일을 안 당했으면 좋겠지만 만약 당한다면 저처럼 바보 같이 침묵하지 말고 얘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인터뷰에 앞서 14일에 천주교 수원교구에 한 신부의 처벌을 요구했다. 수원교구는 진상조사를 벌여 김 씨의 피해가 사실임을 확인했고 한 신부의 직무를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 신부는 담당 성당 주임 신부직을 유지할 수 없고 미사도 집전하지 못한다. 한 신부는 정의구현사제단에서 맡고 있던 운영위원회 직무를 내려 놓고 스스로 탈퇴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