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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들 성적 일탈에 용서를…불행 드러난 것은 회개 촉구하는 하느님 뜻”

등록 2018-02-28 16:37:05 | 수정 2018-02-28 17:48:23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담화문 통해 한○○ 신부 성폭력 사건 공개 사과

김희중(가운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 28일 오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4층 강당에서 한○○ 신부 성폭력 사건을 사과했다. 왼쪽과 오른쪽은 각각 김준철·안봉환 신부. (뉴스한국)
경기도 수원의 한 로마가톨릭교회(천주교) 성당에서 각종 미사를 집전하는 한○○ 전 주임 신부의 성폭력을 폭로한 '미투(#Me Too·나도 성폭력 피해자다)'운동 고발이 있은 지 5일 만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을 맡은 김희중 대주교가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김 대주교는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있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피해자와 그 가족은 물론 이번 사태로 인해 교회의 사제들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독신의 고귀한 가치를 지키며 윤리 의식과 종교적 표지가 되어야 할 사제들의 성추문은 참으로 실망스럽고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여성들이 교회의 쇄신과 자성을 촉구하며 성폭력의 피해를 용기 있게 고발한 점은 사제들이 세속적인 문화와 쾌락의 폐단에 빠져 있다는 질책”이라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여성의 인권과 품위를 존중하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며 각 교구가 사제 양성 과정에서부터 예방 교육을 시행했음에도 성폭력이 발생했다며 “속죄하고 통회하는 마음으로 사제들의 성범죄 제보 사실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 교회법과 사회법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대주교는 “회개와 참회의 시기인 사순절에 이런 불행한 일이 드러난 것이 사제들의 진정한 회개를 촉구하는 하느님의 뜻임을 깨닫는다”며, “이 사건이 사제들의 쇄신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신자분들께서 채찍질해주시고 기도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주교는 정기 총회 기간에 한 교수 성폭력 사건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쇄신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도, 각 교구가 조사한 사제들 성범죄·성추문 실태를 묻는 질문에는 “각 교구가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라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한 신부 성폭력 피해자가 요구한 수원교구 내 성폭력 피해 전수 조사 요구에 김 대주교는 “전수조사는 각 교구에서…. 천주교회는 각 교구 독립제라 아무리 작은 교구라도 관여할 수 없다. (전수조사도) 각 교구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답하지 않았다. 수원교구 역시 성폭력 피해 전수 조사 요구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달 23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한 김민경 씨는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봉사활동 당시 한 신부가 자신을 성폭행하기 위해 집요하게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한 신부는 故 이태석 신부의 뒤를 이어 2008년부터 4년 동안 남수단 선교활동을 해 주목을 받은 인물로, KBS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에 출연해 유명해졌다.

수원교구는 방송 당일 한 신부에 ‘정직’ 처분을 내렸지만 이는 성직자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수준이어서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김 대주교는 “법적인 마지막 절차에 이르는 하나의 과정으로 봐 달라. 법적 절차를 진행하면서 (징계) 강도를 높일 수 있다”며 “아직 본인으로부터 충분한 소명도 듣지 못했기에 진행 상황에 따라 처벌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