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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울 한복판에 핵 공격? 그건 자살 행위…EMP 먼저 터뜨릴 것"

등록 2018-03-09 15:42:59 | 수정 2018-03-09 20:00:00

전문가, 국회 정책 토론회서 날선 경고 "법·제도 손질하고 전문 인력 양성해야"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EMP 폭탄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은 황일순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뉴스한국)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전자기펄스(Electromagnetic pulse·이하 EMP) 공격을 시연해 눈길을 끈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EMP 서바이벌 전문가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EMP 폭탄은 고출력전자기파를 유발해 전자기기와 통신 체계를 먹통으로 만드는 무기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6차 핵실험을 앞두고 한국을 겨냥해 EMP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EMP가 일반인들에게 생소하지만 4차산업혁명을 붕괴시킬 수 있는 강력한 공격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첫 발제에 나선 황일순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만약 북한이 서울 강남 한복판에 핵폭탄을 떨어뜨린다면 우리 군은 강력한 화력으로 북한을 지도상에서 없앨 것이다. 핵 공격을 하는 게 자살 행위라는 것은 북한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우리나라 상공 30km에서 EMP 폭탄을 터뜨릴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만약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고 해도 절대 핵 공격부터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라크를 공격할 때도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EMP 폭탄을 터뜨려서 대항 능력을 무력화시켰다"며 "국방 체제 곳곳에 통신과 전자기기가 들어있고 반도체로 운영하는 만큼 EMP 폭탄은 가장 선제적인 공격 도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우리나라를 핵 공격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먼저 EMP 공격으로 군사력을 무력화시켜 대응 능력을 아예 없앨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미사일 정확도가 떨어지는 북한에게, 목표를 중심으로 반경 상공 어디에서 터뜨려도 확실한 공격이 가능한 EMP 공격은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EMP가 생기는 이유는 콤프턴 효과 때문이다. 192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아서 홀리 콤프턴이 발견해 이름 붙은 이 효과는 원자탄 폭발 직후 감마선이 10억 분의 1초 만에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대기가 충분한 곳에서 원자탄이 터질 때 감마선이 공기에 충격을 가해 급격하게 움직이게 하면서 소립자 중 하나인 전자를 튕겨낸다. 이렇게 튕겨나간 전자는 지구의 자기장 영향을 받아 특정 방향으로 몰리고 이때 높은 전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는 "EMP는 지구 자기장에 영향을 주면서 송전 선로에 타격을 가해 발전 시설을 무력하게 만들고 통신시설도 먹통으로 만든다"며, "'블랙아웃'으로 알려진 대정전을 유발할 수 있어 4차 산업시대에 가장 최적화한 공격인 만큼 전극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무엇보다 전력과 통신을 독립시켜 분산 체계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과 제도에 손을 많이 대야 하고 관련 여러 정부 부처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만큼 국회가 나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EMP라는 어마어마한 괴물에 대응해야 한다"며, "특히 4차 산업 기본법을 논의할 때 상위법에 EMP 보호법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칭 '4차 산업 기본법'은 4차 산업 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추진 체계를 정비하고 사회기반시설과 산업 및 사회변화를 규율하는 기본법이다.

육종관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역시 "EMP 폭탄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위협이며 비대칭전력 중 하나로 북한이 개발하고 있다"며 "국회가 리더십을 발휘해 EMP 방어 비전을 설정하고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정책협의체를 만들어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EMP 방어 기술을 개발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연구를 하는 학교와 연구소를 지원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면 'EMP 방어 노력을 해야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EMP 공격 가능성은 우리 의지와 상관 없이 커지고 있다. 준비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EMP 폭탄 단 한 발로 우리나라가 석기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이 결코 선정적이지 않다. 과학기술적·이성적 접근을 하고 비용 대비 효율적인 대안을 세워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