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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반연, '조민기 미투' 청주대에 공개 편지 "지금 상황 여러분 탓 아냐"

등록 2018-03-14 15:10:19 | 수정 2018-03-14 17:20:19

"이 터널을 지나갈 때까지 같이 어둠 속을 걷겠다…세상은 변하고 있어"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이하 성반연)'이 '성폭력 반대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모임'과 연대하겠다고 공개 서한을 통해 밝혔다. 청주대에서 교수로 일하던 배우 조민기 씨가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려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조 씨의 죽음을 졸업생들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를 경계하고 피해자들을 지지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0일께 조 씨의 성추행 사실이 이 학과 졸업생 피해자들의 미투운동으로 세상에 드러난 후 그달 27일 졸업생들은 조 씨 성폭력 사태에 대처하고 피해자를 지지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

성반연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공개한 서한에서 "이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여기에 함께 마음 아파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서다. 같이 느낀다고 고통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해도 가능하다면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열었다.

성반연은 청주대 연극학과 재학생·졸업생들을 돕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히며, 이들을 위한 상담·모임, 2차 가해자 신고를 위한 아카이빙, 청주대 항의 전화, 불량 언론 대응 등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무엇보다 우리가 같이 마음 아파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스스로를 탓하는 순간이 온다면 사실이 아니다. 졸업생 모임이 지향했던 바에 의심이 든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성반연은 "여러분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는 익명의 사람들이 함부로 말을 하고, 학교·언론 및 주변 사람들의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졸업생 모임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고자 했던 분들로부터 되려 상처를 받으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여러분의 탓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분명하게 그 사람의 무지함 때문이다. 누군가 졸업생 모임을 원망한다면 그것은 가해자를 향해야 하는 분노를 잘못된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반연은 "회피하지 않고 스스로를 고백하며 용기를 내어주셔서, '성폭력 반대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모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학내 폭력에 노출된 많은 학생들이 용기를 얻고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며, "성반연은 졸업생 모임과 연대하겠다. 지금 이 시기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곁에 있겠다. 이 터널을 지나갈 때까지 같이 어둠 속을 걷겠다.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성반연은 "악성댓글을 거둬 달라. 청주대 학생들은 잘못이 없다"는 내용의 글도 공개했다. "이 사회가 짊어져야 할 고통의 몫을 학생들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 용기를 내서 말한 사람이 비난 받으면 성폭력의 사슬은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