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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차익 노리고 2조 원 상당 금괴 밀반송 일당 기소

등록 2018-05-03 17:29:28 | 수정 2018-05-03 20:37:10

홍콩-한국-일본 불법 중계무역…국내 공항 환승구역 이용
공짜여행으로 한국인 여행객 모집…1년간 5000여 명 동원

시세차익을 노리고 홍콩에서 밀반입한 2조 원 상당의 금괴를 한국인 여행객을 통해 일본으로 밀반출한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피고인들이 홍콩 현지에 보관 중이던 금괴. (부산지검 제공)
시세차익을 노리고 홍콩에서 밀반입한 2조 원 상당의 금괴를 한국인 여행객을 통해 일본으로 밀반출한 일당이 적발됐다. 검찰은 이 같은 ‘불법 중계무역’ 행위에 대해 관세법 상 밀반송 규정을 최초로 적용해 기소했다.

부산지방검찰청 외사부는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주범 A(53·남)씨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6명을 불구속기소, 3명을 기소 중지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홍콩에서 매입한 2조 원 상당의 금괴 4만여 개를 국내 공항 환승구역에 반입한 뒤 미리 모집한 한국 여행객에게 맡겨 일본 공항을 통해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4년 일본의 소비세가 인상(5%→8%)되면서 일본 내 금 시세가 급등하자 금괴 부과 세금이 없는 홍콩에서 금괴를 싸게 매입해 일본으로 밀반입하여 국제 시세 차익을 노렸다. 이들이 1년 6개월간 밀수로 얻은 순수익만 400억 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국내 세관의 밀수 단속 권한이 미치지 않는 공항 환승구역에서 금괴를 한국인 여행객에게 넘김으로써 금괴 출발지를 홍콩에서 한국으로 세탁했다. 국내 공항 환승구역에 하루 평균 200여 개의 금괴를 반입해 매일 수십 팀의 한국인 여행객들의 몸에 5~6개씩의 금괴를 숨겨 일본으로 반출했다. 공짜여행의 유혹에 넘어가 이들의 밀수범행에 동원된 한국인 여행객은 2016년 1년간 5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일본 세관에 금괴가 적발될 경우 운반책인 한국인 여행객들만 처벌받고 자금을 조달하는 주범 등은 드러나지 않았다.

금괴 밀수 조직이 인터넷에서 공짜여행을 조건으로 금괴운반자를 모집하는 광고글. (부산지검 제공)
그동안에는 한국 공항 환승구역을 이용한 금괴밀수 범행을 처벌한 사례가 없어 한국 공항이 수년간 금괴 밀수범들의 근거지가 되어 왔다. 검찰은 법리검토를 거쳐 이 사건이 실질적으로 불법 중계무역 구조임을 밝혀냈고 관세법 밀반송 규정을 최초로 적용해 주범 등 4명을 구속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현금 128억 원을 현장에서 압수하는 등 총 200억 원 상당의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완료했다. 이들이 불법 가상화폐 채굴장을 만들어 직접 채굴해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관하고 있던 1085개의 가상화폐(이더리움)에 대해서도 추징보전을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관세청, 국세청 등 3개 기관의 효율적인 공조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신속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며 “향후 관세청 등과 함께 국내 통관 행정의 문제점을 보완·개선하고, 일본 등 관련국과의 국제공조 등을 통해 국제 금괴밀수 범행 근절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