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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 징벌제로 제2 가습기 살균제 참사 막겠다고?…법 재개정하라"

등록 2018-06-12 11:02:39 | 수정 2018-06-12 15:35:28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환경보건법 개정안 반발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12일 정오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가 발표한 환경보건법 개정안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바닥에 깔린 펼침막에는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할 가습기 살균제 참사'라고 글이 쓰였다. (뉴스한국)
환경부가 고의나 중대과실로 환경성질환을 일으킨 기업에 피해액의 3배 이내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한 환경보건법 개정안을 12일 공포한 가운데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개정안이 손해배상 한도를 기업에 유리하게 규정했다고 맹비판하며 재개정을 촉구했다.

네트워크는 12일 정오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개정안은)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겠다며 국회가 결정하고 환경부가 옹호하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피해액의 최대 3배로 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한도가 너무 적어 피해자들의 피해를 배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반면 기업들에게는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순복 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6월 8일까지 신고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6023명이고 이중 1328명이 사망이다. '최소 3배 최대 무제한'으로 (손해배상 한도를) 규정한다 해도 제2의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환경참사를 막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 참사 특조위가 정식으로 발족도 하지 않았는데 국회와 정부가 살인 기업들의 로비로 징벌제도의 도입을 하나마나한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질타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두 명의 아이가 10년째 병원 생활하고 있다고 밝힌 박수진 씨는 "정부조차 기업을 위해 법을 만들었다고 하니 국민을 뭘로 생각해서 그런 건지 납득이 안 간다"며, "기업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국가는 그 기업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제도를 강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가해 기업을 위한 제도를 만든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환경성질환을 일으킨 기업에) 최대 3배가 아니라 많게는 무제한으로 기업의 고의나 과실에 따라 배상하게 해야 한다.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경계가 있어야 엉터리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3배 징벌제로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겠다고?'라는 글자를 들고 환경부에 항의의 뜻을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11일 환경성질환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환경보건법 개정안을 내년 6월 12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의 한도를 피해액의 최대 3배 이내로 정한 이유는 환경유해인자와 환경성질환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고 다른 법이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를 통상 3배 이내로 규정했기 때문이라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성질환은 환경유해인자와 상관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질환을 말한다. 환경보건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한다. 현재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질환, 석면으로 인한 폐질환,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 수질오염물질로 인한 질환,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중독증·신경계·생식계 질환, 환경오염사고로 인한 건강장해 6가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간 환경보건법은 오염물질 배출시설 운영 등 사업 활동 과정에서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건강 피해를 입힌 경우 그 피해만큼 배상하도록 규정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