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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연구용역비 21억 원 빼돌린 산학협력단 교수 구속

등록 2018-07-02 17:30:27 | 수정 2018-07-02 17:43:19

공무원 등에 연구용역 수주 청탁 위해 6000만 원 뇌물 제공
국가공인 자격시험 채점위원으로 답안지 수정해 친동생 합격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연구용역비를 유용하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모 대학 경제경영연구소 A(52) 전 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그림은 A씨의 사기·배임 혐의 범행 개요도. (경찰청 제공=뉴시스)
지난 10년간 연구용역비 21억여 원을 유용하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대학 산학협력단 교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배임), 뇌물공여,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지역 모 대학 산학협력단 산하 연구소 본부장 A(52·남)씨를 구속하고, A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허위 직원을 연구소에 등재하여 급여를 돌려받거나 특정 법인과 연구용역을 체결한 것처럼 허위로 신고해 연구용역비를 유용하는 등 총 875회에 걸쳐 21억여 원의 연구용역비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A씨는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연구용역을 자신의 연구소에 수주해 달라고 청탁하기 위해 기상청 공무원 2명 등에게 총 46회에 걸쳐 6000여 만 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도 받는다.

뇌물은 A씨의 지시를 받은 연구소 팀장들이 흰 봉투에 현금을 넣고 이를 다시 종이가방에 넣은 뒤 직접 해당 기관을 방문하거나 퀵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는 향응접대, 술값 대납 등의 방법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A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기상청 공무원 등 3명과 뇌물제공에 관여한 연구소 팀장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2014년 6월 실시된 제1회 국가공인 원가분석사 자격시험의 채점위원으로 위촉된 A씨는 시험 종료 후 제출된 답안지를 사후에 직접 수정해 채점케 하는 방법으로 관련 분야에 문외한인 친동생을 합격시킨 업무방해 혐의도 있다. 당시 채점위원장도 딸의 답안지를 수정한 혐의가 확인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A씨가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특정 분야 용역 수주를 위해 토목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을 불법으로 대여하고 그 대가로 연 350만~500만 원을 지급한 협의도 확인했다. 국가기술자격증 대여자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 연구소는 공공기관 등을 상대로 수주를 받아 원가를 분석하는 용역을 하는 곳으로 연평균 약 15억 원을 수주해 물량으로는 업계에서 상위권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 등이 용역을 발주하는 시스템에 대해 관련 부처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