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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집시법 위반 집회참가자 근거리 촬영한 경찰 채증 합헌”

등록 2018-09-05 09:55:43 | 수정 2018-09-05 16:46:28

재판관 5명 위헌 의견…위헌정족수 6명 못 미쳐
합헌 의견 “증거 수집·보전 위해 촬영 필요”
위헌 의견 “근거리 얼굴 촬영은 부당한 방법”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법소원 심판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신고 된 집회장소를 벗어난 집회참가자들을 근접거리에서 촬영한 경찰의 채증 행위와 그 근거가 된 경찰청 예규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헌재는 법학전문대학원생 A씨 등이 경찰의 채증 행위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위헌)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관 9명 중 5명이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위헌정족수 6명에 미치지 못해 합헌으로 결론이 났다.

헌재는 경찰이 신고범위를 넘는 집회참가자들을 촬영한 행위는 집회참가자들의 일반적 인격권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안창호·김창종·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경찰이 집시법을 어긴 사람을 발견·확보하고 증거를 수집·보전하기 위해 미신고 옥외집회 또는 신고범위를 넘는 집회의 단순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촬영할 필요가 있다”며 “신고범위를 벗어난 옥외집회·시위가 적법한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집회·시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 그 경위나 전후 사정에 관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이 촬영해 수집한 자료의 보관·사용은 엄격하게 제한해 집회·시위참가자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진성 헌재소장과 김이수·강일원·이선애·유남석 재판관은 “집회가 신고범위를 벗어났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촬영의 필요성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집회현장의 전체적 상황을 촬영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여러 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근거리에서 집회참가자들의 얼굴을 촬영한 방식은 심리적 위축을 가하는 부당한 방법으로 집회 종료 목적이 있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의 촬영행위는 공익적 필요성에만 치중한 탓에 그로 인해 제약된 사익과의 조화를 도외시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집회참가자들의 일반적 인격권과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경찰의 행위가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경찰청 예규인 채증활동규칙이 집회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청구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채증활동규칙은 집회·시위 등에서 불법행위의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 경찰이 촬영·녹화·녹음 등 채증을 하는 데 필요한 기준을 담고 있다.

헌재는 “법률의 구체적 위임 없이 제정된 경찰청 내부 행정규칙에 불과하고 청구인들은 구체적 촬영행위에 의해 비로소 기본권을 제한받게 돼 이 규칙이 직접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4년 8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도보행진 집회에 참가한 A씨 등은 당초 신고한 장소를 벗어난 지점까지 행진하다가 경찰이 근거리에서 채증카메라로 촬영하자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집회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