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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용산참사 때 안전조치 없이 특공대 무리하게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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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05 14:12:03 | 수정 : 2018-09-05 16: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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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 용산참사 조사결과 발표
사이버수사요원 900명 동원해 인터넷 여론 작업 진행
사망 특공대원·철거민에 사과, 조사 결과 의견 발표 권고
유남영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용산참사 진상조사위원회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2009년 용산참사 당시 안전조치 없이 무리하게 경찰 특공대를 농성 현장으로 진입시켜 6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용산참사 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당시 순직한 경찰 특공대원과 사망한 철거민 등에 대한 사과, 유사사건 재발 방지와 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정책 개선 등을 경찰청에 권고했다.

용산참사 사건은 지난 2009년 1월 19일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사업 관련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있는 남일당 빌딩 옥상에 망루를 세우고 농성을 시작하자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특공대가 이튿날인 20일 이를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철거민 9명과 경찰특공대원 21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1월 19일 철거민들이 망루 농성을 시작하자 오후 12시 30분경 한강로지구대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현장대책회의에서 조기 진압과 경찰특공대 투입을 사실상 결정했다. 이어 서울경찰청 회의를 거쳐 같은 날 오후 11시경 남일당 빌딩 점거농성장 진입계획서를 최종승인했다.

작전계획서는 농성자들의 분신·투신·자해 등을 우려한다는 예측을 언급했고, 300t 크레인 2대와 컨테이너를 동원해 경찰 특공대가 직접 공중에서 옥상으로 진입해 망루를 해체하는 계획을 담았다. 망루 진입 방법, 망루 구조 분석, 화재 발생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은 없었다.

작전 계획과 달리 실제 현장에는 100t 크레인 1대만 투입했고 에어매트는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다. 소방차는 일반 화재 진압에 쓰이는 펌프차 2대만 배치했고 유류로 인한 화재를 진압하는 화학소방차나 고가사다리차는 현장에 오지도 않았다.

경찰특공대원들은 계획서에 명시한 사전예행연습을 할 시간도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특공대장으로부터 ‘대형 크레인은 준비되지 않았고, 작은 크레인 1대만 준비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특공대 제대장은 작전연기를 특공대장과 서울청 경비계장에게 건의했으나 거절당했다. 서울청 경비계장은 “겁먹어서 못 올라가는 거야? 밑에서 물포로 쏘면 될 거 아냐”라며 건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6시 30분경 작전이 개시됐고, 특공대원들은 망루에 있는 시너 등 위험물의 양과 위치, 망루 내부구조, 현장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 채 망루 진입작전에 투입됐다. 경찰특공대가 옥상에 진입하자 농성자들이 화염병을 투척하며 저항을 하는 과정에서 1차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 측 컨테이너가 망루를 충돌해 망루 내부가 무너지자 망루 안에 있던 시너 등 인화성 물질이 흘러내려 망루와 옥상에 가득 찼다.

경찰 지휘부는 1차 진입 후 망루 내에 인화성이 강한 유증기가 가득 찼는데도 특공대원과 농성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나 작전의 일시중단·변경 없이 특공대를 2차로 진입시켰고, 결국 2차 화재가 발생해 농성자 5명과 특공대원 1명이 사망하는 참사로 이어졌다.

자료사진, 2009년 1월 20일 새벽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재개발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며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강로 재개발지역의 한 건물 옥상에서 경찰의 강제 진압이 진행된 가운데 시위대가 옥상에 설치한 망루가 불에 타고 있다. 한 농성 철거민이 안에 사람이 있다며 불타는 망루를 가리키고 있다. (뉴시스)
진상조사위는 “상황 변화를 도외시하고 망루 2차 진입을 강행한 것은 특공대원들과 농성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무리한 작전수행이었다”며 “진압작전계획 상의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아니한 점, 1차 진입 후 유증기 등으로 화재발생 위험이 고도화된 점 등을 파악하고 적절한 지휘를 해야 하는데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본 사건 이후 경찰은 전국 사이버수사요원 900명을 동원해 사건 관련 인터넷 여론을 분석하고 1일 5건 이상의 반박글을 올리며, 각종 여론조사 투표에 참여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수사를 지휘하던 검찰 인사와 6개 언론사 관계자들에게 접촉해 경찰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 행정관은 2월 11일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용산참사의 파장을 막기 위해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취지의 이메일은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당시 홍보담당관의 퇴직 등으로 이메일 관련 후속조치를 실제 이행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또한 진상조사위는 경찰이 철거민 사망자 유가족 측에게 사망자와 관련한 정보나 부검의 필요성, 부검의 경과 등에 대해 통지하지 않은 점, 철거민 농성자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폭행·구타 등이 있었던 점, 사건 직후부터 유가족과 단체활동가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간 경찰서 정보관들을 동원해 ‘이동상황조’ 등을 편성해 운영한 점 등도 지적했다.

진상조사위는 ▲경찰 지휘부의 안전대책 미비에 관한 사과 ▲사망자 유가족에 정보제공 지체 사과 ▲조직적 온·오프라인 여론 조성 활동 금지 ▲본 사건 진상규명 심사 결과에 대한 의견 발표 ▲이동상황조의 편성·운용 금지 ▲변사사건 처리 규칙, 경찰특공대 운영규칙 개정 등을 권고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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