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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공기 아시아는 호흡 공동체"…6회 그린아시아포럼 열려

등록 2018-10-06 11:20:35 | 수정 2018-10-15 21:27:51

700만 명 대기 오염 조기 사망…서태평양·동남아 피해 가장 커

5일 오전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에서 6회 아시아그린포럼이 열렸다. 포럼 참석자들이 한국환경위기시계 모형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뉴스한국)
"우리가 혼신의 노력을 다해도 기대하는 만큼 환경을 개선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뛰어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힘을 합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왔다.(최열 환경재단 대표)"·"우리는 호흡 공동체다. 공기는 국경이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환경재단이 주최하고 환경부와 서울시가 후원하는 6회 그린아시아포럼이 열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전 세계 인구 90%가 심각하게 더러워진 대기에서 호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16년 실외 대기오염과 실내 공기오염으로 전 세계에서 700만 명의 인구가 조기 사망했다는 통계를 내놨다. 조기 사망자 가운데 94%가 저소득국과 중진국에서 발생했다. 서태평양과 동남아시아 지역이 가장 큰 피해지역으로 각 220만 명과 240만 명이 사망했다.

이번 포럼에서 대기오염이 어떻게 소리 없이 목숨을 앗아가는지 해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았지만 초점은 누가·어떻게 공기를 맑게 할 수 있냐에 모아졌다. 정답은 이 글을 읽는 당신과 쓰는 나로부터 출발한다. 우리가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오염원을 소비하지 않는 데 있다.

전 세계가 대기오염 양극화? 건강 양극화?
대기오염의 문제 중 하나는 국경이 없이 여러 나라로 퍼진다는 데 있다. 한국에서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했을 때 원인을 분석해 보니 상당량이 중국에서 날아왔다고 드러난 사례가 대표적이다.

시야를 전 세계로 넓히면 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인도네시아에서 팜유를 재배하려 열대우림을 불태우고 기름야자나무를 심었는데 2015년 10월 동안 일일 평균 2300만t의 탄소를 배출했다. 세계 1위 탄소배출국인 중국의 탄소배출량 2930만t을 넘어선 기간도 9월부터 10월 사이 14일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산불로 10명이 사망하고 50만 명이 호흡기질환에 시달렸는데, 산불 연기는 인니에만 머물지 않고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에서 안개를 유발했다. 아시아 어느 한 나라가 발생한 미세먼지는 국경도 없이 아시아 전 지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명한 경고를 남긴 사건이다.

이날 포럼에서 기조강연에 나선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실 교수가 제시한 자료화면을 보면 아시아의 열악한 공기 질 상황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WHO 권고기준에 적합한 대기를 녹색으로 부적합한 대기를 붉은색으로 표기하고 보니 유럽과 북미는 청정하고 아시아는 위험한 대기라는 게 분명하게 드러났다. 대기의 양극화가 분명하다. 게다가 대기로 인한 심혈관 질환 등 건강 상태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홍 교수는 "WHO와 세계은행 등을 통해 아시아 많은 지역의 공기 질이 지난 15년 동안 나빠졌음을 확인했다"며, "문제는 중국과 인도다. 최근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드는 양상이고 이로 인한 건강 영향 크기도 줄어들어 다행스럽고 반갑지만 인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빨리 증가해 올해는 중국을 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알갱이 하나가 독성 발암물질인 화학물질 집합체다. 먼지보다 작아 눈에도 보이지 않는 이 알갱이들은 사람이 호흡할 때 호흡기 맨 끝인 폐포까지 자유롭게 내려가 독성물질을 뿜어내고 염증을 일으킨다. 이 알갱이는 너무 작아서 피를 통해 전신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데 독성물질과 염증이 온 몸을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 때문에 폐는 물론 심장질환과 뇌줄중 등의 심각한 질병을 일으킨다. 홍 교수는 "미세먼지가 일으키는 질병은 심장질환 38%, 뇌졸중 20%, 급성호흡기질환 18%, 만성호흡기질환 18%, 폐암 6%다. 주요 질환에 미세먼지가 관계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을까. 골드만환경상 수상자들은 오염원을 줄이는 게 가장 궁극적인 방안이라고 말하며 무엇보다 시민이 수동적인 피해자에서 능동적인 해결자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골드만환경상은 자선사업가 리처드 골드만-로다 골드만 부부가 1990년에 세운 골드만환경재단이 제정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상이다. 환경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운 풀뿌리 환경운동가에게 수여하고 있다.

6회 아시아그림포럼 개회식에서 기조강연에 나선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실 교수가 아시아 지역의 대기 상태가 유럽과 북미에 비해 극명하게 나쁜 상황을 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뉴스한국)


39대 탄소배출국 필리핀에서 석탄 반대 운동 지속
필리핀 주요 탄소 배출 기업을 상대로 인권소송을 제기한 에드윈 가리궤즈 박사는 자국에서 탄소 배출량이 빠르게 느는 이유가 석탄화력발전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자국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석탄 사용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리궤즈 박사는 2012년 골드만상 수상자다.

그는 "필리핀은 전 세계 39대 탄소 배출국이다. 2015년 기준 석탄이 필리핀 전체 발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석탄발전소는 연간 22만 3000t의 이산화황을 배출한다"며, "이미 19개의 석탄발전소를 운영하는데 추가적으로 2020년까지 39개를 더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가리궤즈 박사는 석탄발전이 비단 필리핀의 문제 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아세안 지역의 견고한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함께 전 력수요가 금증하면서 향후 5년 동안 석탄 수요는 1억 2000만t에 이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가리궤즈 박사는 자신을 포함한 필리핀 현지 환경운동가들이 적극적으로 석탄 반대 움직임을 펼치면서 정부가 일부 사업안의 승인을 거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팔라완 석탄 반대 캠페인은 3년 만에 철저한 에너지 검토 절차와 기존 광산 운영의 종합 감사를 얻어내는 쾌거를 이뤘다.

가리궤즈 박사는 "우리의 목표는 재생에너지 논의에서 궁극적인 승리에 도달하는 데 있다"며 "그러기 위해 지속가능하고 비용이 저렴한 에너지 부문을 만드는 데 방해 요소와 장애물을 무너뜨리고 청정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100% 전환을 위한 문을 열어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6회 아시아그린포럼 세 번째 순서로 '대기오염 등 환경피해에 대응한 시민 행동'을 주제로 역대 골드만수상자들이 나와 발표했다. 왼쪽부터 좌장을 맡은 이시재 가톨릭대학교명예교수, 마크 로페즈(미국), 민쪼(미얀마), 루디 푸트라(인도네시아), 에드윈 가리궤즈(필리핀), 송상석 녹색교통 사무처장, 지헌영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사무국장. (뉴스한국)
플라스틱 물병 삼키고 죽은 미얀마 악어…"우리 모두의 책임"
2015년 골드만상 수상자인 미얀마 환경운동가 민쪼 씨는 발표에 앞서 2년 전 환경운동을 하다 살해된 동료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무리 열악하고 힘들어도 우리가 할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민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환경운동에 있어 우리 모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쪼 씨는 "환경과 관련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에 우리 모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대형 화면에 띄운 사진을 가리키며) 이건 악어의 두개골이다. 미얀마 삼각주의 범람한 하천에서 악어가 죽어 그 이유를 확인해보니 플라스틱 병을 삼켰기 때문이었다. 누군가 하천에 플라스틱 병을 버렸고 악어가 이를 삼켜 죽었다"며, "우리가 매일 하는 일상의 선택이 동물과 식물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만큼 우리가 하는 운동 중 하나는 개인의 생각과 습관을 바꾸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화와 사회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극빈국이라도 소비 문화가 만연한 현실에서 미래 세대는 물론 현존하는 세대를 위해 이를 종식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세 번째로 영리와 성장을 추구하며 자원을 채굴하는 시스템을 타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쪼 씨는 "기존 정치·경제 시스템은 자연에서 채굴해 영리를 추구하는 방식인데 여기에 도전장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민쪼 씨는 군부 정권이 미얀마를 통치하는 만큼 환경운동에 자원을 동원할 여력이 없어 예술을 행동주의와 결합해 사회운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예술 작품을 통해 환경이 얼마나 심각하게 파괴됐는지 개개인이 해야 할 도덕적 책임과 의무는 무엇인지 알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산화탄소 3t 흡수하는 인니 레우서 삼림 파괴 위기
2014년 골드만상 수상자 루디 푸트라 박사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아체 주 '레우서' 생태계 보호를 위해 활동한다. 레우서 삼림은 인니는 물론 동남아에서 가장 중요한 삼림 중 하나로 전 세계적인 희귀종은 물론 수마트라 코끼리·호랑이·코뿔소 등 멸종 위기 종이 많이 거주하며 생물 다양성이 뛰어나다. 레우서 삼림은 260만ha에 달하며 이는 한국의 25%에 달하는 규모다. 매해 3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전해진다.

문제는 최근 이곳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삼림 곳곳을 파괴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데 있다. 앞서 수마트라 섬의 삼림이 지난 30~40년 동안 개발을 빌미로 나무와 수풀이 잘려나가 50%만 남았는데, 만약 레우서 삼림 역시 그냥 내버려두면 삼림이 파괴되고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 푸트라 박사는 "도로를 건설하면서 기업이 진입하고 사람들의 이동이 많아진다. 특히 팜유 농장을 만들고 석탄을 채굴하려고 접근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게다가 정부가 루서 생태계 안에 많은 댐을 건설하려고 하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팜유는 야자열매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이다. 과자·라면·빵 등을 만드는 데 쓰이고 비누와 세제 등의 원료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식용유다. 팜유 수요가 많다보니 더 많은 팜유를 생산하려 무분별하게 열대우림을 태우고 팜나무를 심는 일이 벌어지면서 생태계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푸트라 박사는 "오늘(5일) 우리는 환경보호를 위해 기술을 논의하고 오염을 통제하는 전략을 이야기했지만 생태계를 보존하는 방식의 환경 보호 역시 중요하다. 미래에 신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신기술을 통해서 대기의 오염원을 포집한다고 해도 이보다 더 중요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삼림과 생태계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5일 오전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에서 6회 아시아그린포럼이 열렸다. (뉴스한국)
꿈과 희망의 라라랜드? LA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의 도시
지난해 골드만상 수상자 마크 로페즈 환경정의를 위한 동부 연합 사무총장은 대중이 익숙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아이콘을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발표를 시작했다. 할리우드·디즈니랜드·LA다저스·롱비치·빛나는 야경을 촬영한 사진이 화면에 가득했고 이를 자랑하는 로페즈 사무총장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LA가 상징하는 화려한 느낌이 포럼장을 매운 순간 로페즈 사무총장의 입에서 "하지만"이라는 말이 나오는 동시에 화면의 사진이 바뀌었다. 거대한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폭발 현장, 셀 수 없이 많은 컨테이너 박스, 중장비 사이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화면을 채웠다. 사무총장은 "이게 바로 '우리의' LA 모습이다. 스카이라인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자욱한 곳, 연방 대기질 기준을 90일 동안 기록적으로 연속 위반한 곳"이라고 말했다.

로페즈 사무총장은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물든 LA 환경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위와 집회를 하며 투쟁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해법을 모색하는 건 기업이 아니라 공동체와 지역사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운동은 세 가지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문제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 문제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다. 이 세가지 근본 질문의 답을 찾는다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

실제로 LA 동부의 한 모임이 환경오염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결과 정부의 발표와 전혀 다른 내용을 확인했고 지역사회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게 로페즈 사무총장의 말이다. 그는 "'나무와 나무가 만나면 숲이 된다'는 말을 듣고 깊은 울림을 느꼈다. 마찬가지로 공동체와 공동체가 만나면 운동이 된다"며,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공동체가 현안을 함께 파악하고 사실을 분명하게 수집하고 명확한 이해를 구축한 후 학계 등과 연결하는 식으로 나가면 국제사회 차원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 단 모든 것은 공동체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시위나 집회를 할 수도 있지만 매일 함께하는 가족과 이웃들이 이런 문제를 이해하고 고민해야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며, "잠시 모금활동을 하는 식이 아니라 3~4대에 걸쳐 꾸준히 일해야, 그 정도의 의지와 인내가 있어야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로페즈 사무총장은 전문성을 갖추는 대목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문제로 인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사람이 큰 목소리를 내며 이들이 해결책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사람이라 전략도 수립할 수 있다"며, "전략 구성에 있어서는 정부 당국보다 많이 알아야 한다. 정부 관계자보다 훨씬 더 강인하게 기업에 요구하고, 실행하고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를 걱정한다면 공동체를 살펴야 한다. 기후변화 해법은 공동체에서 출발한다. 그래야 기후변화를 종식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곳곳에서 승전보가 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