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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김어준, “영화 저수지게임은 실패담…한계 자명”

등록 2017-09-01 19:41:03 | 수정 2017-09-01 21:14:13

“자로 ‘세월X’ 잠수함충돌설은 두 번 생각할 필요 없어”

영화 '저수지게임' 포스터.
이달 7일 개봉하는 영화 ‘저수지게임’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자금을 축적했다고 믿고 이를 쫓는 주진우 시사인 기자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제작하고 최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 감독은 김 총수가 기획하는 프로젝트 부(不) 3부작(더플랜·저수지게임·인텐션) 중 더플랜에 이어 이번 작품을 맡았다. 최근 공영방송 KBS·MBC 위기의 원인으로 이 전 대통령을 지목한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 저수지게임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1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영화 저수지게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농협이 캐나다 노스욕 사업가 두 명에게 200억 원의 거금을 대출한 배경과 분양사기로 이 돈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를 추적하는 게 얼개다. 주 기자는 이 사건의 배경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이 전 대통령의 친인척 H가 있다고 본다. 이 전 대통령의 돈을 추적하는 주 기자의 5년이 이 영화에 담겼다. 주 기자는 10년 동안 이 전 대통령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가 끝나고 김 총수·주 기자·최 감독이 기자들 앞에 섰다. 김 총수는 “3년 전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 때 ‘지금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다음 정부에서 단서를 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면서도 “기획할 때부터 실패담이라고 규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인 몇이 수사권 없이 이 전 대통령을 추적하는 데 따르는 자명한 한계 때문이었다”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는 지점부터 수사기관이 바통을 이어 받아 성공담으로 이야기를 끝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주 기자 역시 “이 영화는 MB(이명박 전 대통령) 주변에서 사라지는 돈이 어디로 갔을까 의심을 품고 의문을 쫓는 이야기지만 아시다시피 이 전 대통령을 잡는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도 “실패담은 맞다”고 인정했지만 “영화가 끝난 지금도 주 기자는 H를 쫓고 있기에 실패와 성공을 가늠할 수 없다. 다만 정치권과 수사기관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 이야기는 성공담으로 끝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1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저수지게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주진우 기자, 김어준 총수, 최진성 감독. (뉴스한국)
영화 제목에 나오는 ‘저수지’는 김 총수와 주 기자가 비자금이 모여 있는 곳을 부르는 은어에서 가져왔다. 돈이 묻힌 무덤이라는 뜻과 함께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돈이 있는 곳에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죽음과 상처입고 피해당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최 감독의 설명이다. 또 돈을 추적하는 주 기자와 주 기자를 추적하는 영화의 구성이 마치 게임 같아 저수지 뒤에 ‘게임’을 추가로 붙였다고 한다.

한편 이날 김 총수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지난해 말 네티즌 ‘자로’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세월X’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8시간 분량의 ‘세월X’는 김 총수와 김지영 감독이 주장하는 세월호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조작설 등의 고의침몰설을 정면 반박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당시 김 총수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김 감독의 영화 ‘인텐션’이 올해 4월 16일 개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다른 해명도 없이 개봉이 늦춰지기도 했다.

이날 김 총수는 영화 개봉이 늦어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상황과 맞물려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 세월호를 인양해 선체조사를 하고 있고 2기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할 시기라서 그 때쯤 맞추는 게 좋겠다고 해서 올해 10월~11월에 개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세월호가 출항해서 침몰하기까지 전체 과정을 재구성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여전히 고의침몰설을 주장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고의침몰이라는 단어로 단순하게 압축할 수 있는지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인텐션’은 세월호 침몰 사고를 가장 오랜 기간 조사했기 때문에 조사한 내용으로는 가장 알차다”고 답했다. 이어 “AIS 신호를 뜯어 기계어 수준으로 분석하는 데까지 도달했다. 재구성하는 측면에서 극소수 엔지니어만 이해하는 이 부분을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했다”며 기존의 AIS 조작설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세월X’를 본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잠수함충돌설은 애초 세월호를 조사할 때부터 기각한 가설이었기 때문에 그분의 노력과는 별개로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