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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용호, "트럼프 선전포고…美 전략폭격기 쏘아 떨굴 수 있다"

등록 2017-09-26 03:56:28 | 수정 2017-09-26 04:35:07

"자위권 행사할 것…누가 더 오래 가는지 가보면 알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 오전(현지시각) 숙소인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AP=뉴시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국 전략폭격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하지 않더라도 격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에 머무르고 있는 리 외무상은 25일(이하 현지시각) 숙소인 맨해튼의 한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전포고했다고 주장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 기자회견을 끝으로 4박 5일의 뉴욕 일정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리 외무상은 "지난 며칠 동안 다들 알다시피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조미(북한과 미국) 사이의 말싸움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트럼프는 지난 주말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 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걸 공언하면서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말이기 때문에 이것은 명백한 선전포고가 된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유엔 총회에 참가하는 모든 성원국 대표단들을 포함해 전 세계는 이번에 미국이 먼저 우리에게 선전포고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될 것이다"며, "유엔 헌장은 개별 성원국들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앞으로는 미국 전략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누가 더 오래 가는지는 그때 가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리 외무상의 유엔 연설이 있은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그가 '리틀 로켓맨'의 생각을 반영했다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반응한 것을 선전포고로 선언하고 이를 빌미로 무력대응 명분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미국이 23일 오후 독자적으로 전개한 전략폭력기 B-1B가 북한 동해상 국제 공역을 비행하며 무력시위를 한 것에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이 추가 무력시위를 할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더라도 이는 미국에 책임이 있음을 전 세계에 천명한 것이다.

백악관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리 외무상의 발표가 있은 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전쟁을 선포하지 않았다"며 리 외무상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 해역에서 다른 나라의 항공기를 격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도 리 외무상의 발언을 질타했지만 온도차는 있었다. 카티나 애덤스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은 "어떤 나라도 국제 공역에서 다른 나라의 비행기나 배를 공격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한반도가 평화롭게 비핵화에 이르도록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대통령에게 북한을 다룰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며 군사조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롭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밤이라도 싸울 준비를 해둔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샛별 기자 star@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