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어떻게?…'2번 갱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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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어떻게?…'2번 갱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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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08 09:16:25 | 수정 : 2018-05-24 19: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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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계측 장비와 도화선 등 철거하는 듯
3~4번 갱도폭파…'산 피로 증후군' 위험
격실 안 우라늄·플루토늄 제거도 관건
자료사진, 2008년 6월 27일 북한 핵 냉각탑 파괴 모습. (로이터=뉴시스)
북한이 이번달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를 폐쇄하고,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할 의사를 밝히면서 핵실험장 폐쇄 방법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6차례 핵실험을 한 장소로 북한 핵무력 연구개발의 핵심지역인 만큼, 북한이 이 지역을 개방하고 폐쇄조치를 취하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

해발 2205m의 만탑산 등 1000m 이상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은 단단한 화강암 기반으로 이뤄진 곳으로, 북한은 이곳에 수평 구조로 갱도 시설을 여러 곳에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는 핵실험장은 수직 갱도로 만들어지지만, 북한은 미국의 군사위성 등에 포착될 위험 등을 고려해 수평 구조로 만든 것으로 군 당국은 추측하고 있다.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을 한 '1번 갱도(동쪽)'는 이미 무너져 폐쇄된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은 '2번 갱도(북쪽)'에서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2~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특히 2번 갱도는 직선 형태로 만든 1번 갱도와 달리 기폭실(ground zero)을 중심으로 달팽이관 형태로 돼 있으며 9개 이상의 차단문과 핵폭풍 및 잔해 차단벽 등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번 갱도 역시 만탑산 인근 봉우리 높이가 줄어든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이후 산 내부의 갱도가 무너져 핵 실험장으로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다만 핵실험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은 3번 갱도(남쪽)와 4번 갱도(서쪽)가 남아 있다.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이후 풍계리 3~4번 갱도에서 굴착공사를 꾸준하게 진행했다. 38노스는 지난 3월 4번 갱도가 포착됐으며, 3번 갱도 또한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는 분석을 내놓은 상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당시 "기존보다 큰 실험장이 2개 더 있고, 이는 건재하다"고 밝힌 곳도 이곳 3~4번 갱도를 의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쇄를 한다면 3~4번 갱도의 폐쇄 작업은 다소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 CBS 뉴스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전선을 철거하는 동향을 포착해 보도하기도 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전선을 철거한 곳은 3번 갱도로 추정된다.

CBS 보도에서는 '전선'을 철거하고 있다고 포괄적으로 표현했지만, 북한이 방사능 계측, 지진파 탐지 등 각종 계측 장비와 도화선 등 기폭장치를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3~4번 갱도는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만큼, 이곳을 폭파하거나 콘크리트 등으로 갱도 입구를 콘크리트 등으로 막는 방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극적인 연출을 위해 지난 2008년 6월 6자회담 9·19공동성명 이행 차원에서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핵심 시설인 냉각탑을 공개적으로 폭파할 때처럼 3~4번 갱도를 폭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3~4번 갱도를 폭파시킬 경우 붕괴나 방사능 물질 유출의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각에서) 만탑산 핵실험장을 아예 못 쓰도록 폭파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정말 위험한 발언"이라며 "함부로 폭파시키다가 자칫 방사능 물질이 외부로 터져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주변은 이른바 '산 피로 증후군'(tired mountain syndrome)으로 지반이 크게 약화돼 있어 폭파할 경우, 핵실험으로 생긴 지름 100m 이상의 지하 동공들이 추가적으로 무너져 내려 여진이나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서균렬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국제사회에 공개하기 때문에 극적인 효과를 노릴 수는 있지만, 폭파는 이상적인 방법은 아니다"며 "그보다 좋은 것은 매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추론했을 때 콘크리트로 100m 정도를 막을 경우 핵실험장이 '불가역적'인 상태로 쓸 수 없게 된다고 보고 있다.

3~4번 갱도는 실험을 하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북한의 콘크리트 공급물량 등을 따졌을 때 그보다 적은 깊이로 매립을 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앞서 다섯 차례 핵실험을 한 2번 갱도다. 이곳은 방사성 물질이 아직 많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가 굉장히 복잡하고 내부가 허물어져 봉인이 쉽지 않다. 핵실험으로 만들어진 세슘, 스트론튬 등 방사성 물질은 최소 20~30년 후에야 절반으로 줄어든다.

납으로 만든 차폐복을 입고 들어가더라도 10분 이상 작업이 어려운 만큼, 설계도를 확보해 원격 로봇과 무선 촬영장비 등으로 내부 조사를 한 다음에 제염(오염제거) 작업을 한 뒤 갱구에 콘크리트를 붓는 방식으로 진행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방식은 최소 6개월~1년 이상의 작업 기간이 소요되고, 한국·미국 등 국제사회 등의 참가와 함께 상주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이 이 방식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한편 2번 갱도를 봉인하더라도 핵실험장 내부에 남아있는 플루토늄이나 고농축 우라늄을 수거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의 경우 사용된 65㎏의 고농축 우라늄 중 실제 분열한 것은 약 1~2%정도 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나머지 99%는 우라늄 형태로 흩어진 것이다.

북한의 핵도 이와 비슷한 효율이었을 거라고 가정할 경우, 갱도 안에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상당히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를 수거할 필요가 있다.

서균렬 교수는 "(체굴업자 등이) 플루토늄이나 고농축 우라늄을 쉽게 끄집어 낼 수 있다. 이것은 약간만 처리하면 탄두로 다시 쓸 수 있다"며 "이것들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화학적으로 변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어 "북한 핵실험도 (히로시마 원폭과) 비슷한 효율이었을 거라고 본다. 약 1%가 터졌을 것"이라며 "(폭발 후) 나머지 약 99% 우라늄, 플루토늄이 순수한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하면 격실로 들어가서 긁어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화작업에 약 17년이 걸린 카자흐스탄 세미팔란틴스크 지역 구 소련의 핵실험장 인근에서는 카자흐스탄 체굴업자들이 폭탄 제조가 가능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발굴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3국이 협력해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수거해 고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북한도 이같은 작업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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