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명장들에게 한국은 매력 없는 땅, 꿩 대신 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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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명장들에게 한국은 매력 없는 땅, 꿩 대신 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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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17 17:12:02 | 수정 : 2018-08-17 17: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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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지리적 한계
약점 커버할 실탄도 부족
벤투 감독은 최상의 선택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 선임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을 발표하기 앞서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신임 감독으로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를 임명했다. (뉴시스)
2018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뒤 신태용 감독과 결별을 택한 대한축구협회는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을 중심으로 감독 후보 추리기에 돌입했다. 선임 소위원회가 작성한 리스트에는 누구나 알 만한 명장들의 이름들로 빼곡했다. 김 위원장 스스로 “월드컵 때 정말 매력적인 플레이를 보인 한 감독, 우리가 저렇게 하면 국민들이 정말 좋아하겠다는 이들을 모두 리스트에 넣고 전부 접촉했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감독 선임 작업은 시작부터 난항에 봉착했다. 경쟁국들에 앞서 빨리 좋은 분을 모셔야 한다는 급한 마음과 달리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후보자들과 직접 대면해 협회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제시했지만 OK 사인을 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에는 다양한 방해요소들이 깔려있다. 첫 손 꼽히는 것이 아시아팀의 지리·실력적 한계다. 국제 축구계에서 아시아 대륙은 약체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도 그렇다. 러시아월드컵에 진출한 아시아팀 중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한 국가는 일본뿐이다.

과거에 비해 격차가 좁혀졌다고 해도 아시아와 유럽 축구의 거리는 여전히 상당하다. 세계 축구계를 주도하는 유럽에서 한창 잘 나가는 감독들이 국제무대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아시아로 눈길을 돌릴 이유가 없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훈장처럼 내세우지만 우리와 그들 사이에는 커다란 괴리가 존재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당근이다. 프로는 돈으로 움직인다. 주가를 높이고 있는 감독을 축구 변방으로 부르려면 기존의 몸값을 훨씬 상회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다. 이웃나라 중국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은 이탈리아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마르첼로 리피 감독과 2년째 동행 중이다.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리피 감독은 중국축구협회로부터 200억 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 수준의 지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정몽규 회장이 “외국의 유능한 지도자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할 경우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잘 써 달라”며 40억 원을 내놨지만 명장들의 눈높이에 맞추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자료사진, 벤투 감독(왼쪽)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P=뉴시스)
대다수 감독들은 김 위원장이 내건 조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대리인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금액을 말한 뒤 “이 액수가 준비되지 않으면 못 만나겠다”고 밝힌 이도 있다. 김 위원장은 “한 후보자는 ‘축구 중심인 유럽에서 아시아로 간다면 정말 큰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큰돈을 제시할 수 있겠느냐다.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두 달 가까이 작업을 벌인 끝에 파울루 벤투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벤투 감독은 유로 2012에서 포르투갈을 4강으로 이끈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지만 최근 커리어만 보면 우리가 찾던 명장으로 분류하긴 어렵다.

벤투 감독은 한때 정상권에 있었지만 지금은 생채기가 난 하락세의 지도자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벤투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많은 팬들은 아직 입국도 하지 않은 벤투 감독을 벌써부터 못마땅해 하고 있다.

하지만 과정을 돌이켜보면 한국이 처한 환경에서 구할 수 있는 최상에 가까운 인물이다. 냉정하지만 이것이 한국 축구의 현실이다. 벤투 감독이 실패를 딛고 한국에서 지도력을 다시 한 번 꽃피우길 바랄 뿐이다. (뉴시스)


스포츠팀  [star@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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