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남극 이상하다” 경고…뉴질랜드 때 아닌 폭설 ‘곤혹’

등록 2011-08-19 09:34:38 | 수정 2011-08-19 14:08:19

남극에서 불어온 차가운 바람 강해…공항 폐쇄 사태까지 발생


남태평양의 섬나라 뉴질랜드에 때 아닌 폭설이 내렸다. 태어나서 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신기하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심각한 기후변화의 한 현상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에 있어 이번 한 주는 특별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남극에서 불어온 차가운 바람 때문에 뉴질랜드 전역에 눈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 좀처럼 눈을 볼 수 없는 뉴질랜드에 30년, 40년 혹은 80년 만에 눈이 내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도로와 공항이 폐쇄될 정도로 많은 양의 눈이 내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뉴질랜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현지시각) 북섬에 위치한 오클랜드에는 82년 만에 눈이 내렸다. 뉴질랜드에 살면서 난생 처음 눈을 보는 이들은 그야말로 신기하고 놀랍기만 한 광경이었다고 한다.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이 올라가는 낮 시간에 진눈깨비가 우박이나 비와 함께 흩날리면서 시민들 사이에 때 아닌 눈 논쟁이 일었고, 전문가들이 나서 “눈이 맞다”고 판정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 온라인 일간신문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5일과 16일 이틀 연속 수도 웰링턴 등지에 내린 폭설로 인해 전력이 끊기고 도로와 공항을 폐쇄하는 등 예상치 못한 사태가 속출했다고 한다. 당시 크라이스트처치와 퀸스타운에 내린 50년 만의 폭설로 인해 각 지역에 위치하는 공항을 폐쇄했고, 일부 지역은 아예 고립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도로를 폐쇄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국 정부에서는 시민들에게 물과 비상식량을 준비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극 기후에 정통한 극지연구소 김성중 박사는 이번 뉴질랜드 폭설에 대해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이다”고 언급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북극에 비해 남극의 극진동 벨트가 상당히 팽팽하기 때문에 차가운 공기가 좀처럼 북상하지 않는다.

북극의 경우 로키산맥이나 히말라야 산맥 등이 있어 지형지물을 타고 제트기류가 남하하는 일이 많다. 북극을 휘감아 도는 띠 모양의 제트기류가 느슨해지면서 차가운 바람이 중위도까지 쭉쭉 내려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한파가 자주 닥치는 이유도 북극의 극진동이 약해져 찬바람이 밀려 내려왔기 때문이다.

반면 남극은 산이 없고 바다만 있기 때문에 서쪽 방향으로 몰아치는 바람의 흐름이 팽팽하다. 특히 남극 해역의 순환류가 굉장히 강력해 저위도에서 올라오는 열도 차단한다. 이 때문에 같은 겨울이라도 북극의 최저 기온이 영하 30~40도 정도에 불과하지만 남극은 영하 60도까지 떨어진다.

김 박사는 “남극진동 지수는 2000년대 초반까지 증가하다가 최근들어 약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극진동 지수가 약하다는 것은 띠 모양의 공기의 흐름이 덜 팽팽해 찬바람이 뉴질랜드나 호주 쪽으로 밀려 온다는 의미다.

이어 김 박사는 “관측해보니 7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그리고 지난 15일과 16일에 극진동 지수가 많이 떨어졌다. 대부분 극진동은 -3부터 +4 범위에서 진동하는데 이달 1일에는 -4까지 뚫고 내려가는 특이한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남극진동이 이례적으로 낮아진 이유에 대해 김 박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빙이 녹아 해양에서 열을 많이 방출한 것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또 기존에 인간이 방출한 온실가스가 작용을 해 오존이 증가한 것도 이유일 것이다. 남극에 평소보다 눈이 많이 내려 상승기류가 생기면서 극진동을 약화시켰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