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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이스라엘 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추진…아랍권 강하게 반발

등록 2017-12-06 09:15:20 | 수정 2017-12-06 13:24:24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 의미…주변국 정상들 “무슬림 도발할 것”

현재 텔아비브에 소재한 이스라엘 미국대사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곧 이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할 계획이어서 중동의 새로운 긴장고조가 예상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추진하면서 중동 지역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정상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주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문제에 대해 6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 논점에 대해 대통령의 생각은 단호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은 관련 이해당사자들과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그가 생각하기에 미국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은 예루살렘 전체를 자국 수도라고 보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중동 지역의 아랍 국가들은 미국의 일방적 결정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BBC에 따르면 살만 사우디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은 “전 세계의 무슬림들에게 노골적인 도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미국 정부의 그 같은 결정이 “평화 협상과 그 지역의 평화, 안보, 안정에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결과”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역시 미국의 대사관 이전이 예루살렘에 대한 “평화협상을 재개하려는 노력을 약화시킬 것”이며 무슬림들을 도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둘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그 지역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면 이스라엘과 단교하겠다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마일 하니야 최고지도자는 미국의 대사관 이전이 ‘모든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6일(현지시간) 베들레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계획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포스터를 불태우고 있다. (AP=뉴시스)
한편 예루살렘의 상황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핵심이다. 1948년 독립을 선포하며 예루살렘의 서부를 장악한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전쟁 이후 예루살렘 동부와 요르단 강 서안 지구를 점령하고 예루살렘 전체를 자국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동부 병합을 합법적인 조치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은 미래에 국가 지위를 되찾을 때 예루살렘 동부가 수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예루살렘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에 중립을 유지하며, 쌍방이 협상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 같은 입장에 따라 각국 대사관도 텔아비브에 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95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며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라고 요구하는 ‘예루살렘 대사관 법’이 의회에서 통과됐다. 다만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고려해 6개월간 적용을 연기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전임 대통령들은 이 조항을 6개월마다 갱신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지난 6월 해당 법 적용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으며, 다시 조항을 이행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