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공식 선언…전 세계 우려·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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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공식 선언…전 세계 우려·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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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07 09:50:42 | 수정 : 2017-12-07 17: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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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의 시작”
아랍권 반발 “중동 평화 파괴…극단주의·폭력 늘어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하며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적으로 인정할 때”라며 “오늘의 발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하 이-팔) 간 분쟁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의 시작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의 조치는 미국의 이익과 이-팔 간 평화 추구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라며 “평화협상 과정을 진전시키고 지속적인 협정으로 나아가기 위해 오래 전에 했었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다른 모든 주권국가와 마찬가지로 자국의 수도를 결정할 권리를 가진 주권국가이며, 이를 사실로 인정하는 것이 평화를 성취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라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인정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인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옳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에서 성지로 여겨 종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은 단지 3개 종교의 심장부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민주주의의 심장부”라며 “지난 70년간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 그리고 모든 신앙심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과 신념에 따라 자유롭게 살고 숭배할 수 있는 나라를 건설했다”고 이스라엘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이-팔 양쪽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평화협정을 가능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깊이 헌신할 것이며, 이러한 협정 체결을 돕기 위해 권한 내에서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양쪽 모두 동의한다면 미국은 ‘2국가 해법’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2국가 해법’은 1967년 중동전쟁 이후 정해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각각 건설해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언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는 중동 분쟁에 평화를 가져오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물론 이번 발표를 놓고 이견과 반대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견을 극복하면서 평화와 더욱 폭넓은 이해와 협력을 할 수 있는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이자 평화협상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2국가 해법’을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국제사회는 일반적으로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팔 평화협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합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TV중계를 통해 이번 조치가 “역사적이고 용감하며, 정당한 결정”이라고 환영하며 타국들도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길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외 세계 각국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긴급성명에서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조처는 이-팔 평화 실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줄곧 말했다. 예루살렘은 당사자 쌍방의 직접 협상으로 풀어야 할 마지막 단계의 과제”라며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통해 “양 쪽(이-팔) 모두의 열망이 이뤄져야 하고 두 국가의 미래 수도로서 예루살렘의 지위 문제는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미국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중동의 평화를 위한 관점에서 이 결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유감스럽다”며 “프랑스는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역행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6일(현지시간) 요르단 강 서안 지구 나블루스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미국의 결정에 반발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아랍권 국가들에서는 훨씬 강도 높은 비난이 터져 나왔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미국이 평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결정은 테러리스트 그룹에 도움이 되고 중동 지역의 평화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이라며 “지옥의 문을 연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이란 외교부는 성명에서 “비이성적이고 도발적인 결정으로 새로운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반이스라엘 저항운동)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극단주의와 폭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타르 외교장관은 미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내려진 사형선고”라고 비유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슬람 세계에 분노를 불러일으켜 평화의 토대를 폭파하고 새로운 긴장과 충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과 무슬림, 기독교인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은 극단주의에 기름을 끼얹고 대테러전쟁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에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작업에 즉각 착수하도록 지시했으며, 조만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중동 지역에 파견해 “극단주의를 물리치기 위해 중동 전역의 파트너들과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사관 이전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예루살렘 대사관 법’에 따라 대사관 이전을 6개월 연기하는 문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미 의회에서 통과된 ‘예루살렘 대사관 법’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며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라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고려해 적용을 6개월 연기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전임 미 대통령들은 단서에 따라 이 조항을 6개월마다 갱신해 왔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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