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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항의 반미시위 세계 곳곳 확산

등록 2017-12-11 12:29:36 | 수정 2017-12-11 14:54:56

레바논 대규모 폭력시위 등 전 세계 무슬림 분노 표출
아랍연맹, “매우 위험한 결정” 미국 비판 성명 발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10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미국 대사관에 진입하려 시도하자 경찰이 물대포를 이용해 저지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선언을 한 이후, 세계 곳곳에서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번지고 있다.

로이터, BBC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대거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 모형과 미국·이스라엘의 국기를 불태우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항의했다.

하나 가리브 레바논 공산당 대표는 미국을 ‘팔레스타인의 적’, 미국 대사관을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이라고 외치며 시위대를 이끌었다. 시위대가 돌을 던지고 거리에 불을 지르면서 시위는 폭력적인 양상으로 확장됐다. 일부 시위대는 미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레바논 경찰은 미국 대사관으로 향하는 도로에 철조망으로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해 시위대를 저지했다.

같은 날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는 수만 명의 시위자들이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원한다”,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적 이스라엘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주요도로를 행진했다.

세계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국가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반미 집회가 열렸다. 미국 대사관 앞에는 5000여 명이 모여 “팔레스타인은 우리의 심장에 있다”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11일(현지시간) 시위대들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미국 대사관 앞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포스터를 태우며 항의하고 있다. (AP=뉴시스)
앞서 6~8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분노의 날’을 선포한 팔레스타인에서는 반미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8일에는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이스라엘군이 실탄사격으로 대응하면서 팔레스타인 시민 2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날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 스테롯 마을을 향해 로켓포 3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이 공습으로 하마스 대원 2명이 숨지고 민간인 25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들의 항의시위는 요르단, 터키,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서방국가들에까지 이어졌다. 미국 내 무슬림 수백 명은 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예루살렘은 모두의 것”,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것”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방문을 하루 앞둔 9일 시민 수백 명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항의 집회를 열었고,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팔레스타인에게 자유를”이라고 외치며 행진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22개 아랍 국가들이 모인 아랍연맹은 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 외무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10일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국제적인 법규를 위반하는 “매우 위험한 결정”이라며 “미국이 중동 평화 협상의 후원자이자 중재자 역할을 스스로 걷어찼다”고 비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 협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나는 대선 공약을 지킨 것뿐이고 다른 대통령들은 그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차례로 등장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밝히는 동영상을 올리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이 역대 대통령들의 공약이었음을 강조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