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내가 문제의 일부였다” 칠레 성직자 성범죄 사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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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내가 문제의 일부였다” 칠레 성직자 성범죄 사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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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04 14:57:03 | 수정 : 2018-05-04 17: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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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3명 나흘간 개별 면담…“정보 부족으로 판단에 심각한 오류”
피해자들 “사죄의 말, 행동으로 바꿔야…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 허사”
(왼쪽부터) 후안 카를로스 크루스, 제임스 해밀턴 , 호세 안드레스 무리뇨 등 칠레 성직자의 성범죄 피해자 3명이 2일(현지시간)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4일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개인적인 면담을 가진 이들은 주교들의 성 학대와 은폐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교황에게 촉구했다. (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칠레 성직자의 성폭행 피해자들을 만나 “내가 문제의 일부였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칠레의 주교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피해자 3명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전하며 성범죄에 연루된 칠레 주교들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후안 카를로스 크루스, 호세 안드레스 무리뇨, 제임스 해밀턴 등 피해자 3명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거의 10년 동안 교회 내 성적 학대와 은폐에 맞서 싸운다는 이유로 적으로 여겨졌다”면서 칠레 사건을 은폐한 주교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교황청의 초청을 받아 지난달 28일부터 4일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개인적인 면담을 가졌다.

크루스는 “나는 누군가 그렇게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교황이 미안하다고 말하고 무언가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며 “그는 ‘내가 문제의 일부였고, 이런 일을 일으켰다. 여러분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진심이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칠레를 방문했을 때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아동 성추행을 은폐한 의혹이 있는 후안 바로스 주교를 변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반발에 부딪쳤다. 교황은 당시 바로스 주교의 죄에 대한 어떤 증거도 받아보지 못했다며 그에 대한 고발이 ‘비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황의 발언이 있고나서 며칠 후, 크루스가 지난 2015년 교황청 산하 아동보호위원회에 학대 사건에 대한 바로스 주교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8페이지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는 뉴스가 나왔다.

카라디마 신부는 2011년 바티칸 조사에서 1970~80년대 산티아고의 미성년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명을 받았고, 바티칸은 그에게 일생 동안 기도와 참회를 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공소시효 때문에 민간 법정에는 서지 않았다. 현재 87세로 칠레의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카라디마는 자신의 혐의들에 대해 항상 부인해 왔다. 바로스 주교는 카라디마 신부의 제자로, 카라디마 신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모른다고 말해왔다. 교황은 피해자 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015년 바로스 주교를 칠레 오소르노 교구 주교로 임명했다.

자료사진, 지난 1월 17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칠레를 방문했을 당시, 시위자들이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와 그의 제자인 후안 바로스 주교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상황은 한 편의 보고서로 인해 반전됐다. 교황은 칠레 방문 후 특사단을 보내 성추행 은폐 의혹을 조사하게 했고 특사단은 64명의 피해자를 인터뷰해 23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를 받아본 교황은 지난달 11일 칠레 주교들에게 “진실하고 균형 잡힌 정보의 부족으로 상황에 대한 판단과 인식에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냈고, 보고서에 담긴 내용과 교황의 판단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5월 셋째 주 칠레의 주교 32명을 소환했다.

크루스는 “우리는 매우 솔직하게, 직접적으로 말했다. 교황이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이 바로스 주교에 대한 그들의 고발이 ‘비방’이라고 말했을 때 그 말이 자신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입혔음을 교황에게 말하고, “그를 둘러싼 독이 있는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무니뇨는 기자들에게 이번 여행을 ‘승리’로 보지 않고 오히려 ‘과정에서의 한 걸음’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에게 한 사죄를 봤을지라도 우리는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는 홍보를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위해 있다”고 강조했다.

해밀턴은 카라디마 신부에 대한 압도적인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무시한 주교들에 대해 “내가 고통스러워 죽을 것 같을 때 (칠레 교회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으나 그들은 나를 두 번 죽였다”고 말하며 학대를 은폐한 주교들을 감옥에 갈 만한 ‘범죄자들’이라고 칭했다.

피해자들은 교회에 대해 “학대에 대한 세계적 싸움에서 동맹과 가이드, 피해자를 위한 피난처가 될 의무가 있다”며 행동을 촉구했다. 그들은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랑스러운 사죄의 말을 모범적인 행동으로 바꾸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이 모든 것은 허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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