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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톨릭 美 사제 300명 이상 70년 넘게 성범죄…무기력한 교황에 비난 여론

등록 2018-08-20 09:28:22 | 수정 2018-08-20 14:29:34

美 펜실베이니아주 검찰, "가톨릭 성직자가 어린이 1000여 명 성학대"
교황청 공보국, "수치와 슬픔…교회는 과거로부터 힘든 교훈 배워야"

자료사진, 올해 6월 프란치스코(오른쪽) 교황이 바티칸에서 로마가톨릭 예식을 진행하는 모습. (AP=뉴시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70년이 넘도록 로마가톨릭 사제 300여 명이 1000명 이상의 아동을 성학대했다는 수사 결과가 나와 파장이 인다. 바티칸에 있는 로마교황청이 공식 입장을 발표하긴 했지만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내부의 성범죄 대응에 무기력하다는 비판 여론이 인다.

그렉 버크 교황청 공보국장은 16일(이하 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주가 이번 주 공개한 보고서와 관련해 이 끔찍한 범죄들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두 가지다. 수치와 슬픔이다"고 말했다. 앞서 14일 펜실베이니아 주 검찰 대배심은 펜실베이니아 주 가톨릭 교구에서 1940년대부터 70여 년 동안 301명의 신부가 1000명 이상의 아동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주내 6개 가톨릭 교구 내부 자료를 2년 동안 조사하고 작성한 900쪽이 넘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 서두에는 "사제라는 사람들이 어린 소년과 소녀를 강간했으며 '하나님의 사람(신부)'으로서 이들을 맡은 고위층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비리를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교회 고위층은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보호를 받았고 승진한 경우도 있다.

검찰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보고서에 기록한 수치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사라진 기록이 많고 조사단에 피해를 고백하지 않은 피해자들이 많을 수 있다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로마가톨릭 사제들의 추악한 성범죄가 알려진 후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지만 정작 교황청은 이틀 만에야 공식 입장을 내놨다. 버크 국장은 "보고서가 묘사한 추행들은 범죄이자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런 행동들은 생존자들로부터 위엄과 믿음을 빼앗는 신뢰의 배신"이라며, "교회는 이런 과거로부터 힘든 교훈을 배워야 하며 가해자와 이런 일을 허용한 사람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보고서의 성범죄가 2002년에 일어난 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2002년은 가톨릭 주교단이 성추행 사제의 신속한 처벌을 규정한 새로운 정책을 도입한 때다. 버크 국장은 "2002년 이후 (성범죄가) 거의 없었다는 대배심의 결론은 미국에서의 가톨릭교회 개혁이 아동 성추행을 극적으로 줄였다는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교황청이 공식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실상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안은 내놓지 않았다. 성범죄를 저지른 사제에 민법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제들의 성범죄에 있어 무기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바티칸은 은폐에 가담한 주교를 불러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매번 공언했지만 이를 실제 이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1월 칠레에서 발생한 가톨릭 사제의 성학대 사건과 관련해 이를 은폐한 주교를 감싸는 말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