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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 변호사의 ‘을’을 위한 행진곡] 계약서상 손해배상 조항에 대해 알아 두어야 할 5가지

등록 2013-07-19 09:21:00 | 수정 2013-07-19 09:32:47

<1> 법상 의미 있는 손해의 구분은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뿐이다.

시중에 있는 계약서를 보면 손해배상 조항에서 ‘을이 본 계약을 위반했을 때에는 갑에게 발생하는 인적, 물적, 신체적, 정신적, 직접적, 간접적 손해 일체를 다 배상해야 한다.’라는 내용을 발견하곤 합니다. 아마도 이렇게 규정해 놓으면 갑으로서는 을이 계약을 위반했을 때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갑의 ‘모든’ 손해를 다 배상받을 수 있으리라고 믿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법상 의미 있는 손해는 ‘통상손해’와 ‘특별손해’, 이 두가지 뿐입니다. 따라서 인적, 물적, 신체적, 정신적, 직접적, 간접적 손해라는 것도 과연 그것이 ‘통상손해’의 카테고리에 포함되느냐 아니면 ‘특별손해’의 카테고리에 포함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에 접근할 때에는 항상 머릿속에 ‘통상손해’가 어디까지이고 ‘특별손해’는 어떤 내용이 될 수 있을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2> 통상손해는 당연히 예상되는 손해, 특별손해는 그 상황에서 특별한 사유로 인해 발생한 확대손해를 의미한다.

통상손해는 일정한 채무불이행이 있을 때 당연히 예상되는 손해를 말하고, 특별손해는 일정한 채무불이행이 있을 때 당연히 예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경우에 특별히 확대된 손해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택배기사에게 2만원을 지불하고 박스 1개를 사당동 1번지로 배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가정합시다. 이 경우에도 계약은 성립합니다. 즉, 택배기사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박스를 배달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으며, 고객은 그에 대한 대가로 2만 원을 지불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택배기사가 배달을 하다가 신호위반을 하는 바람에 추돌사고를 일으켜서 문제의 박스를 떨어뜨려 그 안에 있던 내용물을 깼다고 가정합시다. 결국 이는 채무불이행(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배달할 의무를 위반)으로 인해 손해(고객의 배달물이 깨진 것)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만약 그 박스 안의 물건이 1억 원짜리 고려청자였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 고객은 택배기사나 택배회사에게 1억 원 모두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왠지 1억 원을 다 청구하기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시죠? 택배기사가 '난 그게 그렇게 고가품인 줄 몰랐어요!'라고 항변할 것 같지요?

통상적으로 택배기사가 물건을 파손했을 때 예상되는 평균 파손액이 통상손해라고 한다면, 특별한 사정, 즉 이 사례에서는 하필 그 박스 안에 들어있던 물건이 ‘고려청자’였기 때문에 발생한 큰 손해를 ‘특별손해’라고 합니다.

이렇듯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는 개념적으로 서로 구별된다는 점을 우선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3> 통상손해는 당연히 청구할 수 있지만 특별손해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만 청구할 수 있다.

민법은 상대방이 계약을 위반했을 때 그로 인한 ‘통상손해’는 당연히 청구할 수 있지만 ‘특별손해’는 상대방이 그 특별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해서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393조). 즉 위 고려청자 사례에서 의뢰인이 택배기사나 택배회사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① ‘택배기사는 이 물건이 1억 원짜리 고려청자임을 알고 있었어요’라고 주장, 입증하거나, ② ‘그 당시 정황을 봤을 때 택배기사는 이 물건이 거의 1억 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라는 점을 주장, 입증해야 합니다.

만약 의뢰인이 위 두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입증하지 못한다면 특별손해는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그만큼 특별손해는 청구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1>에서 설명한 대로 그냥 계약서에 ‘일체의 손해를 다 배상해야 한다!’라고 규정해 본들, 특별손해에 대해서 특별한 사정에 대해 상대방이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특별손해 부분은 청구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4> 특별손해까지 청구하려면 특별한 사정에 대해서 아예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결국 특별손해를 청구하려면 특별한 사정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분쟁이 발생하면 상대방으로서는 ‘나는 그런 특별사정을 몰랐어요. 그리고 알 수도 없었구요.(나는 그 박스 안에 든 것이 값비싼 고려청자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어요.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요.)’라고 응수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위치에 놓일 수 있는 상대방은 미리 계약을 할 때 특별한 사정(위 사례의 경우 박스 안에 든 것은 1억 원짜리 고려청자임)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단순히 ‘일체의 손해를 다 배상하여야 한다’라는 문구가 아니라 이 계약에서 우리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최대치를 예상한 후 그 구체적인 내역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해야만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5> 특별손해까지 청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약서에 문구를 넣는 방법

예를 들어 갑은 을로부터 납품받은 부품을 자신의 기계에 설치한 후 그로 인해 물건을 제조한다고 할 때 만약 을이 제공한 부품에서 하자가 발생해서 기계 운전이 중단되면 물건을 제조할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하루 기준 약 1,000만 원의 손해를 입게 된다고 합시다.

이 경우 별다른 고민 없이 손해배상조항을 작성하면 이렇게 될 것입니다.

“을이 공급한 부품의 하자로 인해 갑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을은 이로 인해 갑에게 발생한 일체의 인적, 물적, 직접, 간접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하지만 특별손해와 관련된 부분을 최대한 반영해서 계약서를 작성하면 다음과 같이 될 것입니다.

“을이 공급한 부품의 하자로 인해 갑의 공작기계가 작동 중단될 경우, 그로 인해 갑에게 발생하는 손해는 1일 기준 1,000만 원 임을 을은 충분히 인지한다. 따라서 을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위 내용을 감안하기로 한다.”

위와 같이 규정해 놓으면 ‘을에 대한 특별손해의 청구를 가능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을로 하여금 자신이 제공하는 부품의 품질에 좀 더 신경을 쓰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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