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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암환자가 꼭 보충해야 하는 비타민B12

등록 2009-08-18 15:35:54 | 수정 2009-08-19 10:54:00

[건강컬럼]암환자들이 채식만으로 살아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채식은 육식에 비해 암, 심장병, 당뇨, 골다공증의 발병 위험을 낮추고, 사망률을 낮추는데 유익하지만, 채식만으로는 공급받을 수 없는 필수영양소가 있다. 비타민B12가 그것이다. 특히 위를 절제한 암환자는 어떤 음식으로도 비타민B12를 필요한 양만큼 공급받을 수 없다.

우리 몸에서는 비타민B12와 엽산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이들을 함께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비타민B12 공급량이 부족한 채식주의자나 위암환자들은 이들의 영양균형이 무너질 개연성이 높다. 특히 엽산은 많고 비타민B12는 없거나 아주 적은 멀티비타민을 장기간 보충한다면 영양의 불균형이 더 심해질 개연성이 높아진다.

우리 몸은 일반적으로 수 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의 비타민B12를 저장하고 재활용하기 때문에 비타민B12 결핍이 발견되기 어렵다. 수 주간 사용할 수 있는 양만의 엽산을 저장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아마도 엽산은 다양한 식물성 식품에 존재하고 소장에서 흡수가 용이하기 때문에 조금만 저장하고, 비타민B12는 일부 식품에만 존재하고 소장에서 흡수가 어렵기 때문에 많이 저장하려는 인체의 섭리인 것 같다.

채식주의자와 위암환자가 비타민B12를 보충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식물성 식품에는 비타민B12가 없다.
비타민B12는 미생물과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채식주의자는 비타민B12를 보충제로 섭취해야 할 필요가 높다. 성인이 된 후 채식주의자가 된 사람들은 체내에 저장된 비타민B12가 고갈되기까지 수 년에서 수 십 년이 걸릴 수도 있고,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많은 채식주의자들은 비타민B12 수치가 부족한 상태다.

만일 어려서부터 채식주의자가 되면, 체내 저장량은 적고 성장기에 필요량을 늘어나기 때문에 비타민B12 부족이 더 흔하게 나타난다. 특히 채식주의자 엄마의 모유를 먹은 아이들은 신경계 이상과 발달 장애 등 비타민B12 결핍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아이스크림 회사의 상속을 포기하고 채식주의자가 된 존 로빈스도 ‘음식혁명’에서 채식주의자, 특히 임신했거나 아이를 키우는 여성에게는 비타민B12 보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산에서 생활하는 스님들은 아마도 정수하거나 살균하지 않은 물과 발효음식을 통해 소량의 비타민B12를 섭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되지만, 역시 비타민B12를 보충해야 안심이 되겠다.

고령자는 위산 분비 기능이 떨어진다.
음식 중의 비타민B12는 단백질에 결합되어 있는데, 위에서 위산과 소화효소를 분비하여 이들 결합을 분리해야만 소장에서 비타민B12를 흡수할 수 있다. 60세 이상 고령자들의 상당수는 위축성 위염으로 인해 위산 분비 기능이 감소하여 음식 중의 비타민B12를 제대로 흡수하기 어렵고, 60세 이상 인구의 10~15%에서 비타민B12가 부족한 상태이다. 음식 중의 결합형 비타민B12를 흡수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비타민 보충제의 분리형 비타민B12를 섭취해야 한다.

위를 절제한 암환자는 내인자(intrinsic factor)가 부족하다.
내인자(IF)는 위에서 분비되고, 소장에서 비타민B12와 결합한다. 내인자(IF)는 소장에서 비타민B12의 흡수율을 크게 높인다. 내인자(IF)가 없을 때 비타민B12의 흡수율은 약 1~2%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10μg의 비타민B12를 섭취한다면, 내인자(IF)가 있을 때에는 1.6μg(16%) 정도가 흡수되지만, 내인자(IF)가 없을 때에는 0.2μg(2%) 정도만 흡수된다.

위를 절제한 암환자들은 위산 분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내인자(IF) 분비도 부족해서 비타민B12 결핍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고용량의 비타민B12 보충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몸에 비타민B12가 부족해지면,
유전자(DNA)의 합성에 장애가 생겨 빠르게 분열하는 조직들이 손상을 받는다. 골수에서 미성숙한 적혈구가 생산되어 빈혈이 유발되고, 위장관 점막이 손상되어 식욕감소, 변비/설사가 유발된다. 신경계는 특히 비타민B12 결핍에 취약하다. 다리의 감각이 둔해지고, 기억력 감소, 우울증, 이명, 척수 손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다른 증상과는 달리 심한 신경계 손상은 비타민B12를 보충해도 원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또한 비타민B12는 엽산과 함께 심장병과 암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타민B12가 부족해지면 이러한 이득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암환자들에게 비타민B12 보충제가 유익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얼마만큼의 비타민B12를 보충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비타민B12의 1일 권장섭취량은 2.4μg이다. 전문가들은 채식주의자는 적어도 1일 2~3μg 이상 함유하는 보충제를 추천하고, 고령자들은 1일 10~25μg이 유익하고, 비타민B12가 결핍된 고령자들은 1일 500~1000μg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심한 비타민B12 결핍으로 진단받고 빈혈과 신경계 손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1일 1000μg을 입으로 섭취하거나,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사람마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양이 다르고, 위산과 내인자(IF)의 분비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만큼의 비타민B12 보충제가 필요한지 일일이 계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비타민B12의 흡수율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자료를 고려할 때, 누구든지 비타민B12 결핍으로 진단받기 이전에는 약 100μg의 비타민B12를 함유하는 멀티비타민을 1일 1~2회 보충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안전한 방법일 것이다.

1회 100μg의 비타민B12를 보충하면, 내인자(IF)가 없는 사람은 약 1.8μg이 흡수되고, 내인자(IF)가 있는 사람은 여기에 약 1~1.5μg이 더 흡수되기 때문이다.

어지러운 증상이 있다고 임의로 철분제나 엽산제만을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빈혈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고, 과량의 철분제는 암과 심장병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고, 과량의 엽산제는 비타민B12 결핍으로 인한 빈혈을 감추어 신경계 손상을 뒤늦게 발견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빈혈 증상이 있을 때에는 내과 전문의의 진단과 함께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좌용진 (비타민혁명 저자, 스마타민 개발자, www.smartamin.com)



비타민 혁명의 저자 좌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