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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비타민과 합성비타민의 거짓과 진실

등록 2009-09-01 14:37:31 | 수정 2009-09-01 16:00:11

요즘 비타민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소비자의 알 권리는 땅바닥에 처박혀 있는 것 같다. 많은 소비자들이 정확하고 믿을만한 정보를 얻기보다는 사악한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불안감과 불신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사먹든 내 알 바 아니라고 생각해 왔지만, 허위과대 광고에 속거나 선전 문구를 오인해 비타민을 소비하는 행태가 만연하고, 이는 경제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건강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량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한마디 해야겠다.

우선 인터넷 지식검색에서 활약하는 한 판매업자의 글을 살펴보자.

“합성비타민이 안좋다는 건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자체로도 그리 좋은 건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섭취하는 화학물질이 많은데(인스턴트 음식이나 음료수 등등) 그 화학물질과 만나서 또 다른 독극물 수준의 화학물질을 만들기 때문에 더 안좋은 겁니다. 무조건 100% 천연식품 드시면 안전하고 흡수율 높아서 좋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시면 OOOO 추천하구요. 천연식품이라고 해도 의약품 정도의 효능을 지닌 좋은 제품 많으니 걱정 마시구요.”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은 100% 천연식품이라 흡수와 효능이 좋다고 선전하고, 다른 제품들은 합성비타민이라 유해하다고 불안감을 일으킨다. 전형적인 허위과대 광고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천연비타민이 맞는지 자주 문의해 오는 제품들의 표시정보를 살펴보자.

“원재료명”에 아스코르빈산, OO마그네슘, 산화아연, 비타민B1, 비타민B2, 니코틴산아미드, 판토텐산칼슘, 피리독신염산염, 엽산, 비타민B12, 비오틴, 비타민D3 등 “합성원료” 이름들이 나열되어 있고, 여기에 여러 가지 식물원료 이름들이 나열되어 있다.

모든 제품들이 비타민과 미네랄은 대부분 합성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제품의 광고 문구에는 “식물에서 추출한 식물영양소가 배합되어 있다” “식물 고유의 영양소도 제공하여 드립니다”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OO종의 식물성 영양소를 함유한 종합비타민 제품. 자연 그대로의 영양소가 담겨 있습니다”고 선전할 뿐, 100% 천연식품이라는 말은 없다. 할 수 없을 거다.

이들 제품의 '영양정보'를 살펴보면, 다른 영양소들은 차지하고라도 1일분의 엽산 함량이 100~250μg에 불과하다. 이는 1일 권장섭취량(성인 400μg, 임신부 600μg, 수유부 550μg)에 크게 미달하기 때문에 특히 임신을 계획중인 여성은 이 제품만 먹고 안심하면 안되고 추가로 엽산을 보충해야 한다. 다른 제품을 추가로 사먹어야 한다면 이렇게 비싼 제품을 돈주고 사먹는 의미는 뭐란 말인가?

한 제품은 하루에 섭취가 가능하다고 추천하는 섭취량에 최대관용량을 초과하는 요오드가 함유되어 있다. 요오드의 최대관용량은 요오드의 과잉 섭취로 인한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갑상선 비대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의학협회에서 정한 요오드의 상한 섭취량인데, 1~3세 200μg, 4~8세 300μg, 9~13세 600μg, 14~18세 900μg, 19세 이상은 1100μg이다.

특히 요오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갑상선 질환자들은 최대관용량도 안전하지 않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제품은 피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천연비타민으로 오인하는 제품들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1)비타민과 미네랄 원료의 대부분은 합성원료를 사용했고, 여기에 소량의 식물 원료, 즉 녹차, 토마토, 포도, 파슬리, 브로컬리, 시금치, 당근, 블루베리, 마늘 등을 혼합하여 마치 제품 전체가 식물 원료를 사용한 것처럼 보이고 싶어한다.

마치 이들 야채로부터 비타민을 추출한 것으로 오인하게 말이다. 기업은 공식적으로 허위과대 광고를 하지 않지만, 이들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사원, 상담원들은 불법을 감수하고 소비자에게 100% 천연제품이라고 선전한다. 때문에 기업은 행정기관의 단속을 피하게 된다. 비빔밥 재료에 들어가는 야채 한 숟가락 분량을 정제로 만들어 삼키는 것이 과연 어떤 효용이 있는지 의문이다.

2)정작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의 함량이 부족하고 포뮬라의 전문성이 떨어진다.사람이 삼킬 수 있는 정제나 캡슐의 크기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각종 식물성 원료를 우선적으로 혼합하기 위해서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함량을 줄여야 한다.

비타민과 미네랄의 영양균형과 안전성은 뒷전이고 식물성 원료의 광고효과가 우선인 것처럼 보인다. 비타민 제품의 본질은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균형있게 보충하기 위한 것인데, 주객이 전도된 것이 아닌가?

3)비타민 함량대비 가격이 비싸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야 특별히 값비싼 원료(100% 천연원료)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실상은 유통비용과 광고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싼 것이다.

한편 소비자들이 합성비타민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하고 천연비타민을 찾게 하는 데에는 일부 학자들과 언론도 한 몫을 해왔다. 음식만으로 모든 필요한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은 음식물의 천연비타민이 흡수율(생체이용율)이 높다고 주장한다. 과연 사실일까?

음식물의 비타민B3와 비타민B6는 다른 물질에 결합되어 있어 일부만(비타민B3는 10%, 비타민 B6는 50~75%) 흡수된다. 반면에 보충제의 비타민B3와 비타민B6는 대부분 흡수된다.

엽산은 많은 사람들이 부족하기 쉬운데, 음식물의 엽산은 보충제의 엽산에 비해 흡수율이 떨어진다.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엽산 부족을 예방하기 위해 곡물에 합성 엽산을 첨가하도록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음식물에는 다양한 형태의 비타민B12가 존재하는데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는 일부분이다. 또한 음식물의 비타민B12는 다른 물질에 결합되어 있어 이를 분해하고 흡수하기 위해서는 위장기능이 정상이어야 한다. 채식주의자나 위장기능이 감소한 노인들은 보충제가 필요하고, 특히 위를 절제한 암환자는 절대 음식만으로는 비타민B12를 충족할 수 없다.

보충제의 베타카로틴은 음식물의 베타카로틴에 비해 6배 더 잘 흡수되고 이용된다.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B3, 판토텐산, 비타민B6, 엽산, 비타민B12, 비타민C, 비타민E, 비타민A, 베타카로틴 등 거의 모든 비타민은 음식의 가공, 보관, 요리 과정에서 상당량이 제거되거나 파괴된다.

음식물의 천연비타민이 보충제의 합성비타민에 비해 흡수율이 더 높다는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음식만으로는 비타민이 부족하기 때문에 곡물과 씨리얼 등에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B3, 비타민B6, 엽산, 비타민B12, 비타민A, 비타민D 등의 합성 비타민이 첨가되고 있는데, 첨가량이 적기 때문에 여전히 충분한 비타민을 충족하기 어렵다.

물론 자연 그대로의 음식물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은 비타민 보충제로는 충족할 수 없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그리고 다양한 기능성분(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등)의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타민 보충제가 중요한 이유는 음식으로는 충족할 수 없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야채와 과일을 포함하는 양질의 음식을 섭취하고 제대로된 비타민 보충제를 섭취해야 전체적인 영양균형이 맞고 건강에 유익한 것이다.

그렇다면 100% 천연원료만을 사용한 비타민 제품이 가능할까?

우선 천연원료 그대로를 정제나 캡슐로 만드는 것은 원래 비타민 함량이 낮을 뿐만 아니라 가공과정에서 비타민의 상당량이 파괴되고 비타민의 흡수율도 낮기 때문에 이는 비타민을 보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매우 어리석은 방법이다.

또한 천연원료에서 각각의 비타민들을 추출할 수도 있겠지만, 비타민 함량이 낮은 음식물에서 비타민의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비타민을 추출하는 데에는 고도의 기술과 고가의 비용이 요구된다. 이런 비타민이 일반 합성 비타민에 비해 흡수율이 높다는 보장도 없다. 한마디로 경제성이 없다.

한편 비타민을 추출하고 남은 음식물은 어떻게 할 것인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등 아까운 영양소를 버려야 할까? 아니면 비타민을 제거한 음식을 누구에게 먹일 것인가?

합성과 천연을 구분해야 하는 비타민은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베타카로틴이다. 이제까지 대다수의 비타민 보충제에는 합성 베타카로틴이 이용되어 왔는데, 최근의 연구들은 합성 베타카로틴이 오히려 암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베타카로틴은 당근, 조류, 팜유 등 천연원료에서 추출한 것을 사먹어야 한다. 제품의 “원재료명”에 이들로부터 추출했다는 표시가 있어야 천연 베타카로틴이다.

다른 하나는 비타민E(토코페롤)이다. 천연 토코페롤은 d‐형태만 존재하는데, 합성 토코페롤은 d‐형태와 l‐형태가 혼합되어 있어 효용이 상당히 떨어진다. 이들을 구분하는 방법은 제품의 “원재료명”에 d‐토코페롤로 표시된 것은 천연 원료이고, dl‐토코페롤로 표시된 것은 합성 원료이다.

미국의 유명 비타민 전문가인 Shari Lieberman은 “천연” 비타민 제품이라는 표현은 천연 형태와 동일한 구조의 합성 비타민을 함유하되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합성첨가물이 없는 비타민 제품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상당 수의 제품들은 “원재료명”에 합성착색료, 합성착향료, 합성감미료



비타민혁명의 저자 좌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