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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발 이후⑥ EMP 효과
영화 ‘브로큰 애로우’Broken Arrow에서 악당 주인공을 추격하는 헬리콥터가 핵폭발과 동시에 추락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른 바 핵폭발의 EMP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핵폭발 시 인체에 미치는 3대 효과 외에도 ‘전자기파 펄스(EMP)Electro-Magnetic Pulse Wave 효과’가 있다. EMP효과란 핵폭발 시 방사되는 전자기파펄스(EMP)가 방사전자장을 생성시키는데, 인기 있는 온라인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 테란의 비행유닛 ‘베슬’도 이 같은 EMP효과를 무기로 사용한 것이다. 즉 인명을 즉시 살상하거나 물자를 직접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전자장비의 회로소자(RLC, IC, 다이오드, 반도체 칩 등) 를 망가뜨리고 장비의 고유기능을 마비시키는 피해를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핵무기가 공중폭발 할 때 방출되는 초기 감마(γ) 방사선이 공기 중에 있는 원자들의 전자를 이탈시켜 폭발 주변의 대기를 이온화시킴으로써 각종 전자장비에 의해 전파된 전자장파電磁場波에 혼란을 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수 초에서 수 시간 동안 무선통신, 레이더, 미사일, 항공기 등의 기능이 일시 또는 영구히 마비되고 이후에도 잦은 오작동을 유발시키는 현상이 나타난다. 실험에 의하면, 병사들이 차고 있는 손목시계, 전화기, 군용차량, 전자수첩, 계산기 등에 이르기까지 기능이 파괴돼 버렸다.
이 현상은 핵무기 저공폭발 시보다 고공폭발 시 더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준다. 지표면이나 고도 4,000m이하에서도 상당한 EMP가 발생하지만 고도 30,000m 이상(고고도폭발)에서는 매우 강한 EMP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들 영역 중간에서는 거의 EMP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발생한 EMP가 폭발 시 생성되는 감마선의 영향으로 비대칭적인 흡수를 당하기 때문이다. 이 EMP 효과로 핵 폭발지역에는 통신이 마비되어 군사작전상 상당한 혼란과 마비가 일어난다.
즉 핵폭발에 의한 고온과 높은 에너지의 방사선이 다량의 이온층을 형성한다. 이때 적당한 조건에서 강한 이온의 흐름과 전자기장은 전자기파펄스를 발생시키며 이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비록 생물체는 이에 무감각하지만 전자기기들은 일시적 또는 영구적인 사용불능 상태가 된다.
현대전을 정보전, 전자전 그리고 네트워크 중심전이라고들 하는 이유는 모든 무기에 컴퓨터가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대량살상(파괴)무기라고 하는데, 여기에다 핵폭발 시 생성되는 EMP에 의하여 첨단전자장비가 무용지물 쇳덩어리로 바뀌는 효과도 포함시켜야 한다. EMP효과로 그야말로 핵무기는 무기 중의 무기가 돼버렸다.
세계 유일의 핵무기 초강대국 미국은 현재 핵폭발 시 생성되는 EMP로 전자장비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야전에서 사용되는 모든 전자장비의 외부에 EMP 차단 특수피복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술에도 한계가 있지만 엄청난 재원이 투입되는 일이다. 이제 핵무기라고 다 같은 핵무기가 아니듯이 첨단전자무기라고 다 같은 전자장비가 아니다. 핵상황에서도 기능을 잃지 않는 전자장비라야 ‘첨단’이란 머리글자를 붙여주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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