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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치안 위한 자치경찰제 도입하자

등록 2005-04-30 00:32:32 | 수정 1900-01-01 00:00:00

자치경찰제 법안 제정에 관한 토론회

올 6월 정부는 자치경찰법 제정안을 정기국회 일정에 맞춰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가경찰과 함께 자치경찰이 소속 시군구의 치안을 담당하게 된다. 법안의 국회 제출을 두 달 앞두고 28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자치경찰법안 제정에 대한 열띤 토론이 있었다.

국회 지방자치위원장 김충환 의원의 주최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이주희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패널로 참석한 이종배 행자부 자치경찰실무추진단장과 김익식 경기대 행정학과 교수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자치경찰제 법안의 주요내용과 함께 현 단계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손동권 건국대 법학과 교수, 김일 중앙일보 편집국 부국장, 백성운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 홍건표 부천시장, 서찬교 성북구청장, 송강호 경찰청 혁신기획단장이 참여해 의견을 교환했다.광역단위의 자치경찰제 고민 필요

참가자들은 지방분권․자치화가 활발히 전개되는 시점에서 자치경찰제 도입은 ‘시대의 대세’라는 의견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도입단위와 권한수위, 재정 자립에 대해서는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교 교수는 “해방이후부터 끊임없이 논의되어왔던 자치경찰제는 광역단위로 추진하는 것이었는데 갑자기 시군구 기초자치 수준에서부터 시작하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만약 기초자치단체 수준에서 시행한다고 해도 재정 자립도가 높지 않은 곳에서는 하고 싶어도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고 이는 주변의 다른 기초자치단체와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우려 했다.

이에 덧붙여 임 교수는 “소규모 지방자치경찰조직을 운영하기보다는 하나의 큰 경찰조직을 운용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합리적이다. 또한 소규모의 많은 경찰조직이 생길 경우 경찰 활동이 중복될 수 있고 비효율적일 것이다”고 지적하며 “최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일각에서 시군구 통폐합 혹은 지방행정체제 2단계 축소 검토 등 행정구역 개편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니 기초단위의 지방자치경찰제는 원점에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군구를 기본 단위로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이미 정해진 만큼 광역단위보다는 기초자치단체의 법안 도입을 중점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 방안을 내놓는 토론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자치경찰제가 자주적이고 독립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김익식 경기대 행정학과 교수에 따르면 현 정부안은 주민에게 ‘맞춤형 지역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의 자치경찰제는 주민과의 접근성을 높여 밀착 치안을 달성할 수 있다.

그는 “물론 시행 도중 발생할 다양한 문제점을 사전에 해결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시범 실시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자치단체장들은 이 법안의 도입이 ‘권한의 확대’가 아닌 ‘책임의 공유’라는 인식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가경찰의 권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와 복종심이 낮은 현실에서 자치경찰관의 법집행 구속력과 권위 확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를 위해 “채용과 교육 과정을 국가경찰에 위탁하는 방안을 통해 기본적인 전문성을 확보하며 국가경찰과의 인사교류도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서찬교 성북구청장 역시 “지역주민들이 자치경찰을 폄하할 우려가 있으니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제복을 통일하고 표지장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자치경찰의 자주성 확보를 위해 ‘자치경찰 사무에 관한 조례․규칙의 제정 및 개폐 등의 내용을 경찰서장에 통보하도록 한다’는 자치경찰법안 18조는 삭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청장 역시 자치경찰의 균형배치와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국가경찰과의 인사 교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성운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은 “자치경찰은 어디까지나 국가경찰의 기능과 조직, 인력과 예산의 일부를 떼어내어 지방경찰로 전환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논의되는 과정에서 자치경찰의 역할이 왜곡되면서 ‘파출소 자치’ 혹은 ‘자율방법대 자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축소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치경찰이 ‘무늬만 경찰’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행 국가경찰을 자치경찰이 갖고 있던 기존의 조직과 인력, 기능을 지방정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정부안에 따르면 자치경찰의 조직은 경찰관서장 제도로 하는 독임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일 중앙일보 부국장은 “기초 자치단체장이 자치경찰대장 임명권을 갖는 이번 법안은 자치경찰권이 정치적, 편파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 주민이 치안의 주인이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법안이 성급하게 제정되었으니 잠정 유보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인식 교수는 “여러 방면으로 오랫동안 고민한 내용이다. 일단 미흡한대로 시작하고 시범 실시를 통해 부족한 점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한다.

재정 부분에 대해 이종배 단장은 “자치경찰제가 정착될 때까지 과태료, 법칙금,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을 확보해 국가가 일정부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