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관파천, 옛 러시아공사관 3층탑
사회일반

아관파천, 옛 러시아공사관 3층탑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로 기사보내기 미투데이로 기사보내기 네이버로 기사보내기 구글로 기사보내기 싸이월드로 기사보내기

입력 : 2007-04-20 23:49:43 | 수정 : 2007-05-02 19:26:25

프린트 | 기사 스크랩     글자작게글자크게


정동 길을 따라 난타전용극장으로 오르는 길엔 봄비가 내려 쓸쓸하다. 그 곁에 옛 러시아공사관의 흔적이 비를 맞고 섰다. 지금은 다 허물어지고 건물의 잔해인 양 3층탑만 홀로 남았다. 언뜻 어떤 목적으로 남아 있는 건물인지 모를 만큼 이정표 하나 제대로 세워져 있지 않다. 다만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미국 공관이 등을 맞대고 있어 아직도 경비가 삼엄하다.
현재 남아 있는 구러시아공사관 3층탑 ⓒ뉴스한국
러시아공사관의 잔해와 역사
1896년 촬영 당시의 사진을 보면 러시아공사관 입구에는 개선문 형식의 정문이 있었다. 또한 건물은 ‘ㄱ’자 형태로 된 단층 건물과 지금의 3층짜리 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외벽은 석재와 회색 별돌로 마감되었고, 1970년 보수공사를 통해 흰색 회칠로 마감했다고 기록된다.

현재는 단층건물은 허물어져 그 터만 남아 있고, 전망대 역할을 하던 3층짜리 탑은 계단 위에 우두커니 서 있다. 1층은 긴 반원형 아치문이고, 2층은 단순한 네모 창문이 좌측으로 나 있다. 또한 3층은 사면에 반원형 아치창이 2개씩 있다.

러시아공사관은 해방 후 소련영사관으로 사용되다가 다시 6·25전쟁 때 폭격을 맞아 소실되고 탑 부분과 지하층만 남았다. 1980년 유적 발굴 당시 이곳 지하에는 밀실과 비밀통로가 있었다. 서로 연결되어 왕복 통행이 가능했다.
구러시아공사관이 있던 자리 흔적 ⓒ뉴스한국
아관파천, 비운의 밤
러시아공사관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고종 27년(1890)에 러시아인 사바틴(Sabatine)이 설계한 것으로 르네상스풍의 2층 벽돌 건물이다. 고종이 거처했던 방의 내부는 건물과 같은 르네상스풍의 실내장식이고 현재 탑의 동북쪽에 지하실을 두어 덕수궁까지 비밀통로를 연결했다.

그러나 1895년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일제 낭인들에게 시해를 당했을 때 고종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이곳으로 피신해 목숨을 구명했다. 처음 고종은 일본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서양 세력을 이용해 이곳을 중시했으나 일제의 만행은 그를 1896년 2월부터 1897년 2월까지 세자와 함께 이곳에 피신했다.

이 기간 동안 친일파인 김홍집 내각이 무너지고, 친러시아적인 박정양 내각이 조직되었으며, 서재필이 주도하는 독립협회가 결성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탑 아래 조경을 새로 하여 시민공원이 들어서 있다. 또한 곁에 정동극장과 난타극장이 들어서 ‘역사의 비운’인 이곳을 가리고 있다.

국력이 약한 나라의 쓰라린 비운과 고통을 목도하게 하는 처참한 흔적, 아직껏 눈에 띄는 상처로 그 잔해를 가지고 있는 ‘구러시아공사관’ 3층탑에 시대의 교훈을 위해서는 한 번쯤은 들릴 만하다.



르네상스풍의 아치형 유리창이 보인다 ⓒ뉴스한국
시민공원으로 조성된 구러시아공사관 앞 ⓒ뉴스한국


안현희 기자


저작권자 ⓒ 뉴스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분야별 주요뉴스

| 정치 | 경제 | 사회 | 국제 | 문화 | 연예 | 스포츠 | 북한

이전 다음




핫이슈

‘청주 20대 여성 살인’ 용의자 “험담에 화가 나 범행했다”
20대 여성을 살해해 나체 상태로 유기한 용의자가 피해자가 아이...
“문정인 떠든다” 말했다 혼쭐난 송 국방…야권, 청와대 정면 비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비판한 발...
남경필, 아들 마약 투약 사건 사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불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
'누군가 엿보고 있다' IP카메라로 불법 촬영 범죄 기승…경찰, “초기 비밀번호 바꿔야”
최근 집안 애완동물 관리 등으로 사용이 늘고 있는 IP카메라가 ...
고급 외제차 위조 휠 수백 억 원 상당 유통…안전사고 발생 우려
벤츠·BMW·아우디 등 고급 외제 자동차의 위조 휠을 국내에...
만취해 고속도로 8km 역주행…트럭 운전자 붙잡아 조사 중
만취한 상태로 트럭을 몰고 고속도로를 8km 역주행한 70대 운...
불법 대부업의 진화…‘지방세 대납 카드깡’ 업자 적발
급전이 필요한 사람의 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대납하고 수수료를 선공...
성폭력 저질러도 후원하면 감경? 성폭력상담소, “형사사법체계 패착” 질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14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
시민단체, 유튜브 키즈채널 운영자 고발 “아동 정서적 학대”
시민단체가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자극적인 상황을 연출한 동...
'5·18행방불명자 찾을까?' 4차 암매장지 발굴 8년만에 추진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행불자)들을 찾기 위한 네 ...
맥도날드, “전주 매장 식품안전 이상 없어”…15일 불고기버거 판매 재개
전주 지역에서 햄버거를 먹은 초등학생 등이 집단 장염을 일으켰다...
코레일 "사고 시운전 열차는 새로운 신호장치 점검하던 중"
코레일 "사고 시운전 열차는 새로운 신호장치 점검하던 중"
남편 살해 후 완전범죄 꿈꾼 아내와 내연남…4년 만에 검거
수면제를 먹인 남편을 목 졸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아내와 내...

많이 본 뉴스

멀티미디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