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 홍난파의 생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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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06-29 18:48:01 | 수정 : 2007-06-29 18: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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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남양면 활초리 283번지를 찾아가면, 100여 년의 시간을 넘어온 아담한 한 채의 초가를 만날 수 있다. 굳이 주소를 먼저 제시하는 이유는 ‘남양사거리 좌회전-발안 방향 직진-언덕 전 활초초등학교 입구 표지판 따라 3km’라고 유일하게 찾은 약도로 찾아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달랑 초가 한 채뿐이며, 주소나 정확한 위치를 안내해주는 책자도 드물다. 그래도 화성시 남양면의 활초초등학교를 찾아 그곳에서 아직도 순박한 얼굴을 하고 있는 농부에게 길을 물으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해지는 서쪽으로 뻐꾸기가 울 것 같은 미끈한 야산을 뒤로 하고 있는 초가는 지붕의 절반을 덮고 있는 커다란 매실나무 그늘을 위안 삼고 언덕의 품에 안긴 듯 언덕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다.
ⓒ뉴스한국
고향의 봄, 홍난파 생가
이곳은 올해로 탄생 109주년을 맞이하는 작곡가 홍영후의 생가다. 본명인 홍영후는 대부분 알려지지 않았지만 홍난파 하면 "아, 고향의 봄을 작곡한 사람"하고 고개를 끄덕일 분들이 많을 것이다.

홍난파는 1898년 4월 10일 홍순의 2남2녀로 태어났다. 1910년 황성기독교 청년회(YMCA) 학생부에 입학하여 서양음악을 처음 접했으며, 일본과 미국으로 유학 후 이화여자전문학교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표작으로 ‘봉선화’, ‘성불사의 밤’, ‘옛동산에 올라’, ‘봄처녀’, ‘금강에 살어리랏다’, ‘고향의 봄’, ‘낮에 나온 반달’ 등 귀에 익은 가곡과 동요가 있다. 또한 저서로는 <처녀혼> <비겁한 자> <새벽 종> 등이 있다.
ⓒ뉴스한국
순수예술 잡지 ‘삼광’을 창간하여 편집인 겸 발행인으로 활동하였고, 1937년 5월에 ‘수양동우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형무소에 수감되기도 하였다. 1941년 8월 지병인 늑막염이 악화되어 43년간의 길지 않은 삶을 마감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 작곡가를 위해 한때 화성시에서는 그의 생가를 중심으로 화성시 활초동 일대 1만 2천 평에 ‘고향의 봄 꽃동산 조성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그의 친일에 대한 주장들에 의해 묻혀 버렸고, 초가 주변엔 그 때의 흔적들만 미완성곡처럼 남아 있다.

ⓒ뉴스한국
음악가의 세간 살림, 주인 잃은 설움
현재의 생가는 당초 멸실되었던 것을 1986년 12월 복원한 것으로 목초 초가 4칸의 전형적인 ㄱ자 형 구조로 되어 있다. ‘난파 홍영후의 생가’라고 쓰인 비석과 난파의 일생을 간단하게 적어놓은 안내판이 없으면 초가삼간을 버리고 이농한 집으로 착각할 만큼 작고 초라하다.

오랫동안 이지 않아 회색빛을 띠고 있는 지붕과, 한창 파릇한 기운이 오를 6월의 햇살에도 거무튀튀한 갈색으로 집을 에두르고 있는 울타리는 주인이 떠난 쓸쓸함을 숨김없이 표현하며, 찾는 이의 마음까지 애잔하게 만든다.

방문자를 애타게 기다리기라도 한 듯 열린 사립을 들어서면 집안은 2개의 방과 부엌, 자그마한 마당으로 단출하게 구성되어 있다. 한 사람이 큰 대자로 누우면 꽉 찰 것처럼 작은 두 개의 방은 물론 부엌에도 숟가락 하나 없이 텅 비어 있다.

부엌 앞에 덩그렇게 놓인 절구통이 눈에 띄는 유일한 세간이다. 그나마도 원래 없었던 것인지, 누군가 가져간 것인지 절굿공이는 보이지도 않는다. 건물 처마 밑에, 바이올린을 비롯해 그가 생전에 사용했던 유품을 찍어 놓은 빛바랜 자료사진 몇 장과 작곡가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뉴스한국
돌아오는 시각이 저물녘이면, 하얀 개망초가 무더기로 피어 있는 집 뒤 언덕에 앉아 서쪽으로 이울기 시작한 해를 볼 수 있는데, 그쯤 되면 어린 시절 숱하게 부르던 그 노래가 저절로 읊조려진다. 잊힌 음악가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섞어.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시간이 여유롭다면 인근에서 찾아볼 곳은 많다. 제부도 바닷길을 비롯한 화성절경과,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을 포함한 화성팔경, 그리고 생태유적답사지 같은 관광명소가 멀지 않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왕릉과 분묘, 문화재로 등재된 고가옥 등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민속자료와 유적들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뉴스한국


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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