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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청도 ‘아웃’ 되고 싶은가?”

등록 2008-06-10 17:08:27 | 수정 2008-06-11 09:02:50

서울시교육청, 학원 심야교습 시간 연장 재추진 발표 논란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학원 심야교습 시간을 밤 11시로 1시간 연장하려다 3개월 전 여론의 반발로 철회된 ‘학원 조례’ 개정을 다시 추진한다고 밝혀 논란이 거세다.

서울시교육청은 9일 “학원의 심야교습 시간을 적절한 수준으로 운영하기 위해 ‘학원의 설립ㆍ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례 개정 재추진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듯 “조례 개정 시기나 내용은 학부모 등 서울 시민의 의견과 학생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친 뒤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학원 교습시간 운영과 관련해 학원, 학생, 교사 등 총 2천 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공청회도 1회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추경 예산에 ‘학원 조례 개정 업무 추진을 위한 여론조사 및 공청회 실시 경비’ 명목으로 4천500여만 원을 편성해 놓은 상태다.

시교육청의 이와 같은 방침에 대해 학원들은 “고등학교의 실제 하교시간 등을 감안하면 학원 교습시간이 너무 짧아 학원 운영에 차질이 커 시간 변경이 필요하다”며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지난 3월 18일 서울시의회에서 이미 폐기된 바 있는 조례개정안을 시교육청이 다시 들고 나온 것에 대해 학부모와 교직원 단체들은 즉시 반기를 들었다. 학원 교습시간 연장이 청소년의 휴식권ㆍ건강권ㆍ수면권 등을 침해 할뿐만 아니라 신체적ㆍ정신적 성장 발달 저해와 졸음으로 인한 학교 수업 집중도와 충실도가 떨어진다는 ‘변함없는’ 우려 때문이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이하 참교육학부모회)는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지난해 5월 학원시간 연장에 대한 공청회와 학생, 학부모, 교사의 설문을 다 거쳤다”며 “학부모 65.3%, 교사 82.5%가 오후 10시까지 학원 교습 시간 허용을 선호했다. 그럼에도 무슨 의견 수렴을 또 해야 한단 말인가?”라며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또 “지금 우리 사회는 이른바 ‘광우병 정국’으로 학교 수업에 지친 청소년들이 촛불을 들고 외치는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는 절규를 온 국민이 함께 외치고 있다”며 “만약 이번 학원시간 연장 조례 개정을 계속 추진한다면 서울교육청과 서울시의회는 ‘아웃’이라는 온 국민의 저항을 각오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직원단체들 역시 “사교육 열풍 조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현인철 대변인은 “단속에 앞장서야 할 교육청이 오히려 학원을 키워주기 위해 수천만 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며 시교육청이 앞장서 사교육 열풍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진보신당은 서울시 교육청의 학원조례 개정 발표에 대해 “학교자율화를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기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조공’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평가절하 했다.

또 “시교육청이 앞장서 학원 교습시간을 연장하는 것은 안 그래도 사교육비 연 20조 시대에 서민 허리만 휘어지는 몹쓸 사교육 광풍을 조장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학생의 교육권과 인권은 안중에도 없고 학원을 24시간 편의점화 하려는 서울시교육청의 시도에 학생과 학부모의 근심이 깊어만 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통합민주당 역시 10일 논평을 내고 “학원야간교습 확대가 학생들의 신체발달을 저해하고, 학원수강료 인상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공교육을 붕괴시키고 사교육만 활성화되는 결과를 조장할 것이라는 학생, 학부모, 교사, 교원단체들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다”며 “학교 교육의 중심에 서야할 교육청이 공교육의 붕괴를 자초하는 사교육의 활성화에만 목을 매는 것은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쇠고기 정국으로 어수선한 사회적 분위기를 틈타 은근슬쩍 재추진하려는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박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