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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촛불재판 개입 의혹 신영철 대법관 진상조사

등록 2009-03-05 11:28:09 | 수정 2009-03-05 11:28:09

사법부 내홍 확산…일선 판사들 거센 진상규명 요구

대법원은 5일 신영철 대법관(사진)이 서울 중앙지법원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촛불시위 사건 담당 판사들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내 재판에 개입했다는 대내외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진상조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의 ‘촛불재판 몰아주기’ 파문에 대해 대법원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을 두고 일선 판사들의 불만과 진상규명이 거세게 들끓고 있다.

법률 전문 인터넷 웹진 ‘로이슈’는 4일 “대외적으로는 일단락된 듯했으나, 내부에서는 판사들의 진상규명 요구가 연일 잇따르고, 여기에다 법원공무원들도 판사들에게 ‘용기있는 행동’이라며 대법원을 압박해 수면 아래에서는 들끓고 있는 양상”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남부지법 김영식 판사는 법원내부게시판에 “서울중앙지법 파문을 간단히 넘길 수 없다. 동료법관들마저도 법원행정처의 진상조사를 신뢰하지 않는 듯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달 24일에도 서울서부지법 정영진 부장판사가 법원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사법권 독립을 흔들려는 세력에 대하여는 사법부 내외를 막론하고 법관들의 단호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반발성 주장을 내놓았다.

판사들이 잇따라 의견을 표명하는 것에 대해 대법원 오석준 공보관은 “판사들이 법원행정처 조사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으면 해소시켜 줘야 하지 않느냐”면서도 “다만, 재조사는 하지 않고, 배당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공보관은 “(촛불시위 사건 몰아주기) 배당은 중요사건에 관한 예규가 있고, 단독판사들에게 일일이 확인해 보니 허만 형사수석부장판사에 대한 (압력) 부분도 사실이 아닌 것 같다. 단독판사들이 모두 거짓말을 할 리가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이와 함께 신영철 대법관을 조사할 대법원 진상조사팀은 신 대법관이 보냈다는 이메일을 확보해 촛불시위 몰아주기 사건을 맡았던 일선 판사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대법원의 진상조사팀에는 국회에서 촛불시위 사건 배당 몰아주기 의혹을 “문제없다”고 보고한 대법원 윤리감사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 대법관은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야간집회 금지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이 제청된 뒤 판사들 사이에 혼선이 있는 것 같아 이메일을 보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진상조사팀에서 결정된 징계처분은 모든 법관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며 “다만 대법관에 대한 해임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 대법관은 지난해 형사단독 판사들에게 ‘부담되는 사건을 후임자에게 넘기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 미덕이다. 구속여부에 관계없이 통상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어떠냐’, ‘피고가 위헌 여부를 다투지 않고 결과가 신병과 관계없다면 통상적인 방법으로 재판을 끝내고 현행법에 따라 결론을 내달라’ 등의 이메일을 보낸 의혹을 받고 있다.



장태효 기자